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 찬반 이어져…일각선 공개토론 제안도

'가고파' 포함 여부 두고 논란…이달 시의회서 조례 개정되면 확정

지난해 개최된 마산국화축제 [창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시가 기존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올해부터 '가고파'를 포함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가고파는 친독재 행적으로 비판받는 마산 출신 문인 노산 이은상(1903∼1982)이 마산을 노래한 가곡이다.

사단법인 남하 이승규 노산 이은상 기념사업회(이하 이은상 기념사업회)는 8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고유명사로 사전에 등재돼 있고 2015년 특허청 상표법에 따라 업무표장등록원부에도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부터 명칭에서 '가고파'를 빼고 축제를 개최한 것은 상표법 위반"이라며 "가고파는 이은상 선생이 쓴 시의 제목이지만, 이미 여러 의미를 지닌 고유명사가 돼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일부 단체들의 이은상 선생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시와 시의회가 감사 및 불요불급한 예산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기자회견하는 노산 이은상 기념사업회 [촬영 김선경]

앞서 지역의 6개 민주화 단체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가고파'가 포함된 축제 명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단체들은 "이은상은 유신정권과 전두환 독재정권까지 일관되게 독재 옹호·찬양을 일삼은 자이기에 민주성지 창원(마산)은 이은상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향후 명칭 반대 운동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고파'라는 명칭이 그 활용과 관련해 논란을 빚은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은상은 시조시인으로 남다른 예술적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도 받지만, 친독재 행적으로 줄곧 비판받았다.

그는 1960년 선거 때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 유세단으로 활동하며 3·15 의거를 폄하했다.

또 박정희 유신정권·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등 반민주 정권에 협력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은 오는 15일부터 열릴 창원시의회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확정된다.

이런 가운데 의회에서의 공론화와는 별도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개토론' 필요성도 제기됐다.

문순규 창원시의원은 최근 "방식과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시민과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열어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가고파' 명칭 반대" 지난 1일 3·15의거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6개 민주화 단체가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달 26일 축제위원회를 열고 기존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올 가을부터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는 안을 심의·의결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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