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규제’ 논란…인천공항, 일부시설 경제자유구역 해제 신청

박준철 기자 2024. 7. 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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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공항시설법·경자법 규제
인천경제청 “왜 갑자기” 반대 입장
인천공항 시설 중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역.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공항시설법과 경제자유구역법 등 이중 규제 논란을 빚은 인천공항 일부 지역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경제자유구역 해제를 요청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공항공사가 갑자기 호텔만 남겨두고 해제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공항 1725만㎡ 중 464만㎡를 제외한 1261만㎡를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해 줄 것을 신청하는 공문을 지난달 28일 인천경제청에 보냈다고 8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가 신청한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될 경우 인천공항 전체 부지 중 9%만 경제자유구역으로 남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03년 인천공항 전체 58.38㎢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2011년과 2015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과 무관한 여객터미널과 활주로 등 41.1㎢은 해제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이번에 해제를 신청한 곳은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IBC-I)과 화물터미널, 자유무역지역, 항공정비단지(MRO) 등이다.

다만, 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과 부합한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있는 IBC-III 지역과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연간 5억5000만원의 재산세를 감면받는 IBC-I 에 있는 파라다이스시티는 제외했다.

인천공항공사가 경제자유구역 해제를 신청한 이유는 인천공항은 국토교통부 소관으로 ‘공항시설법’에 의해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고 있는데, 산업부 소관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추가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인허가를 받는 등 이중 규제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진행된 개발사업 중 경제자유구역 인허가로 개발된 사업은 하나도 없고, 공항시설법 인허가는 3~6개월 걸리는 반면 추가로 받는 경제자유구역은 6~12개월 소요돼 기간과 비용이 늘어나는 등 비효율적”이라며 “인천공항이 경제자유구역 해제는 정부의 규제 개혁 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경제자유구역 해제 신청을 하지 않은 지역.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공사는 감사원도 중복지정으로 인한 비효율과 사업추진의 혼선·지연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공항구역 내 모든 기반시설은 지자체의 재정지원이 없는데도 인천경제청은 개발부담금·개발이익재투자 등 이중 부과를 해 재정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항시설법 상 공항구역은 개발이익재투자와 개발부담금 대상이 아니다. 반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 전·후 지가차액을 개발이익으로 보고 그 중 10%를 임대료 인하나 기반시설·공공시설에 투자해야 한다. 또 개발이익 환수에 따른 개발부담금도 내야 한다.

인천공항 토지는 모두 국유재산으로 분양이나 매각을 할 수 없다.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인천시와 개발이익 재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매립지인 인스파이어를 개발한 지가 차액 881억원을 재투자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준공에 따라 인천경제청에 94억8000만원은 현금으로 냈다. 또 영종~신도 연륙교 사업에 300억원은 현금으로 납부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486억원은 인스파이어가 있는 IBC-III 지역 내 기반시설 조성 등으로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경제자유구역 해제는 인천경제청을 거쳐 산업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 상정 심의를 거쳐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경제자유구역은 공항과 항만을 기반으로 지정했는데, 인천공항공사가 갑자기 인스파이어와 파라다이시스시티 등 호텔만 제외한 채 해제 신청을 해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인천공항 투자유치 등 많은 부분을 함께하고 도와줬는데, 왜 해제를 신청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경제자유구역 신청과 해제는 산업부와 국토부가 협의할 사항이고, 인천시는 해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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