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동안 150건 주문”… 황당 환불 요구 거절하자 손님이 벌인 일

카운터에 주문서가 가득 쌓인 모습. /아프니까 사장이다

업주가 환불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8시간 동안 150건 이상의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영업 방해를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손님의 환불 요청 사유는 주문한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단 거였는데, 알고 보니 이 이물질마저 육회의 지방층이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연은 육회를 판매하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 A씨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도와달라”며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글에 따르면, A씨와 손님 B씨와의 악연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B씨는 일주일에 많으면 4회 정도 A씨 음식점에서 육회를 시켜 먹었는데, 그때마다 육회 위에 올려서 나가는 무순을 빼고 달라는 요청사항을 남겼다고 한다.

하루는 A씨가 바빠 해당 요청을 실수로 들어주지 못했고, B씨는 이를 빌미로 전액 환불을 요청했다. A씨가 단지 무순을 빼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다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육회를 환불해 주기는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자, B씨는 배달 어플 고객센터를 통해 강경하게 항의를 이어갔고, 끝내 환불을 받아냈다.

문제는 5월 23일 또 벌어졌다. 일련의 환불 소동 이후에도 B씨가 재차 A씨 가게에서 육회를 시켜 먹은 뒤, 이번엔 이물질이 나왔다고 환불을 요구한 것이다. 항의 내용은 “하얀 형태의 까슬거리는 부위가 나왔는데 돌 같이 딱딱했다”였다.

손님이 이물질이라고 주장한 부위. 확인 결과 육회의 지방층이었다고 한다. /JTBC

이에 A씨는 어플 측 배달기사를 통해 음식을 회수했고, 확인 결과 B씨가 주장한 ‘이물질’은 육회의 흰색 지방층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회수 당시 600g 제공되는 육회 가운데 100g만 남은 상태였다. A씨가 환불해주지 않자, B씨는 어플 리뷰에 별점 1점과 함께 “돈 손해 보기 싫으면 이 가게에서 주문하지 마시라”는 후기를 남겼다.

당시 A씨는 “회의감이 드는 하루”라며 “슬프기도 하고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후에도 B씨로부터 여러 차례 주문 요청이 왔지만, A씨는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무서워 주문 요청을 아예 거절했다.

그리고 지난 5일, 또 문제가 터졌다. B씨가 앙심을 품고 A씨 가게에 8시간 동안 150건이 넘는 주문을 넣은 것이다. 어쩔 땐 분 단위로 주문이 지속해서 들어와 알림 때문에 통화나 문자도 불가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주문서가 길게 늘어져 카운터를 가득 메운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경찰서에서 상담받고 가게 돌아와서 전표 쌓인 모습 보고 기절할 뻔했다”며 “이거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A씨는 이번 일로 다른 주문 들어오는 소리만 들어도 두려움에 떨게 됐다고 호소했다.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150번 이상 주문이 들어오고 반복되니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주문 들어왔다는 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며 “장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고 자존감도 무너진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B씨의 이 같은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입증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