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디저트’에 들썩이는 유통가…‘초콜릿 경쟁’ 본격화된 배경은

조유빈 기자 2024. 7. 8. 14: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서 인기 끌자 유사 제품 신속 출시…백화점은 팝업스토어 유치
CU 출시 초도 물량 20만 개 하루 만에 소진…‘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져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중동의 한 디저트가 유통가를 움직이고 있다. 초콜릿 안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를 넣어 만든 '두바이 초콜릿'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디저트로 떠올랐다.

현지 제품의 국내 수입이 10월께나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통가는 비슷한 레시피와 대체 재료로 만든 유사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특히 MZ세대의 근거리 플랫폼이 된 편의점을 중심으로 두바이 초콜릿 판매 경쟁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원조 두바이 초콜릿 ⓒ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부지런한 편의점업계…사전 예약도 '완판'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는 최근 유통가 판매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6일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한 편의점 CU는 하루 만에 초도 물량 20만 개가 모두 소진됐다고 8일 밝혔다. CU에 따르면, 하루 수십 건씩 고객센터로 관련 문의가 들어왔고, 출시 당일에는 구매를 위한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GS25가 지난 5일 진행한 두바이 초콜릿 사전 예약도 출시 9분 만에 모두 마감됐다. 시작 직후 동시 접속자가 몰려 대기 시간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출시 직후 모든 상품이 '완판'된 셈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두바이 초콜릿은 엄밀히 말해 '유사품'이다. '원조'는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의 디저트 업체인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제품으로, 가격은 65디르함(약 2만4000원)이다. 현지에서도 온라인 주문만 가능하며, 매일 오후 5시에 한정 수량만 판매된다. 초콜릿 특유의 달콤한 맛과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연일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초콜릿에 대한 관심은 푸드 인플루언서인 마리아 베하라가 이 초콜릿을 먹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국내 인플루언서들이 두바이 초콜릿을 먹거나 직접 만드는 영상을 올리며 새로운 '열풍'이 감지됐다. 이 시류에 편의점업계가 제품을 출시하면서 재빠르게 탑승한 것이다.

CU가 출시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BGF리테일 제공

먼저 움직인 것은 CU다. 국내 중소기업과 손을 잡고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한 CU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카다이프의 공급 부족 이슈가 있는 만큼,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건면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4000원)으로 두바이 초콜릿과 비슷한 식감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사전 예약을 진행한 GS25는 카다이프를 넣어 만든 두바이 카다이프 초콜릿(4개 1세트·2만7200원)제품을 7월 말께 오프라인에 출시하고, 향후 자체 브랜드(PB) 제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이번 달 말 6000원대 두바이 초콜릿의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이다. 9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하고, 총 1200개의 물량을 세븐 앱을 통해 선보이기로 했다.

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유행을 좇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하는 하이두바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 첫날에는 하루 치 판매 예상 수량이 2시간 만에 품절됐다. 5일부터는 대구점에서 2차 팝업 행사를 시작했다. 두바이 초콜릿을 파는 데저트젬스의 팝업스토어도 현대·신세계·롯데백화점 일부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열리고 있다.

GS25가 지난 5일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 두바이 초콜릿 ⓒGS25 제공

인플루언서가 촉발한 '디토 소비'…'웃돈 거래'까지 이어져

두바이 초콜릿 열풍은 인플루언서로 인해 유행이 촉발되는 '디토 소비'의 대표적인 예로 해석된다. 특히 탕후루, 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요아정) 등 SNS를 기반으로 디저트들의 '유행 주기'가 짧아지는 상황에서, 유통가가 시장 선점과 빠른 대응을 통해 소비 활성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두바이 초콜릿이 인기를 끌면서 주재료인 카다이프의 수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조' 두바이 초콜릿의 수입은 오는 10월로 예정돼있다. 그 전에 유통가가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반영해 유사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하면서 '속도전'으로 맞붙었다는 것이다. 이달 말부터는 건면을 활용해 가성비 유사 제품을 가장 빠르게 내놓은 CU, 카다이프를 넣어 원조 제품과 비슷한 맛을 예고한 GS25·세븐일레븐과의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SNS와 유행에 민감한 2030세대들이 품절 사태 속에서도 두바이 초콜릿을 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웃돈' 거래까지 등장했다. 현재 완판된 CU의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은 정가의 두 배 가격에 올라오기도 했다.

SNS상에서는 두바이 초콜릿을 '셀프'로 제작하는 콘텐츠도 인기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면서 관련 재료의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다. MZ세대의 간식 플랫폼으로 떠오른 에이블리에서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의 검색량은 급증했고, 지난달부터 두바이 초콜릿 재료를 판매한 컬리에서는 카다이프 등 일부 재료의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접근성이 좋은 채널인 편의점들이 유행 디저트에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앱 활용도가 높은 MZ세대를 겨냥해, 인기 제품 사전 예약을 개시함으로써 앱 회원 증가와 활성화를 꾀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