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회 연속 김가영, 스롱 없던 결승전...'최강 엄마들'의 하드캐리

권수연 기자 2024. 7. 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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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진(좌)-김상아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영건과 연륜, 언더독과 레귤러, 그리고 비(非)팀리거의 비약적인 상승이 포인트가 된 LPBA 결승전이었다. 두 대회 연속 결승전의 컬러가 뚜렷했다.

특히, 엄마 선수들의 육퇴(육아퇴근) 후 짬짬이 연습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깊었다. 

지난 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상아가 김다희를 세트스코어 4-1로 완파하며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상아

PBA 출범 원년 19-20시즌 LPBA에 입문한 김상아는 약 5년만에 무관의 한을 풀었다.

김상아는 지난 23-24시즌에도 결승에 한번 오른 바 있다. 당시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파이널에 진출했고 '여제' 김가영(하나카드)과 만나 세트점수 1-4로 패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약 8개월만에 다시 한번 프로 두 번째 결승에 올랐다. 더 나아가 98년생 언더독 김다희의 추격을 뿌리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LPBA 15번째 티아라를 썼다.

지난 6월 개막한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과 '하나카드 챔피언십'의 여자부 결승전은 모두 예측불허의 무대를 꾸렸다. 팀리거라고는 개막전 우승을 어렵사리 차지한 김세연(휴온스) 한 명 뿐이다.

하나카드 김가영
우리금융캐피탈 스롱 피아비

PBA는 출범 후 수년에 걸쳐 결승 무대에 대부분 팀리그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발을 걸쳤다. 심할 경우 한 선수가 한 해에 몇 번씩 우승컵을 독식하는 진풍경도 나왔다. 실력이 만능인 프로무대이기에 한동안 수많은 언더독, 비팀리거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특히 남성 선수들에게 배울 기회가 비교적 많은 여성 팀리거들의 실력이 비약적으로 뛰어오르며 대부분 대회 상위 라운드에 이름을 채워넣었다.

어느 순간 고정 라이벌 구도도 생겼다. LPBA 사상 최다 승인 통산 7승 금자탑을 나란히 세운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과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우리금융캐피탈)의 독주가 한동안 이어졌다. 두 사람이 맞붙기라도 하는 날이면 유튜브 등지의 시청률이 껑충 뛰었다.

일각에서는 '너무 특정 선수들만 4강~우승을 차지하니 흥미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럼에도 어쨌든 스타 선수들의 대결은 일정한 흥행을 보장하는 카드였다.

임경진
임경진(좌)-휴온스 김세연

하지만 24-25시즌 초입은 전혀 예상과는 다른 구도로 흘렀다. 김가영은 개인 최초로 64강에서 연속 탈락하며 쓴 물을 마셨고 스롱 또한 결승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특히 이번에는 개막전과 2차 대회에 걸쳐 모두 '엄마'들이 힘을 냈다.

개막전에서는 김세연을 상대로 만 44세의 임경진이 초유의 저력을 선보였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키우는 임경진은 빠듯한 시간을 쪼개 연습했고, 마침내 프로 첫 결승 무대에 올라오는 결실을 맺었다. 김세연의 예상 밖 퍼펙트큐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임경진은 이 대회 64강에서 기록한 2.273의 애버리지로 '웰컴톱랭킹(상금 200만원)'도 수상했다.

김상아

그리고 더 나아가 2차 대회 하나카드 챔피언십은 비팀리거, 언더독 출신의 젊은 '학부모 챔프'를 배출했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는 김상아, 김다희 두 언더독이 백민주(크라운해태), 최혜미, 김예은(이상 웰컴저축은행), 강지은(SK렌터카) 등 내로라하는 챔프 출신 팀리거들을 밀어내고 올라섰다. 특히 김다희는 이번이 프로 첫 결승 무대다.

그리고 만 36세의 김상아는 공격당구를 펼치는 패기의 20대 김다희를 꺾고 왕관을 차지했다.

김상아 역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의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다. 아이들을 키우며 시간을 쪼개야 하는 바쁜 와중에도 절실하고 간절한 연습의 성과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상아와 김다희의 결승전 영상을 통해 팬들은 "일부 유명선수의 독식이 아니라 새로운 얼굴이 나오니 좋은 것 같다", "신선한 선수들이 저력을 발휘하니 재밌다. 앞으로도 분발해달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그 외에도 NH농협카드 '막둥이' 정수빈이 놀라운 잠재력을 발휘하며 4강까지 올라오는 등, 이번 대회는 대체로 예측불허의 카드들이 튀어나왔다. 

한편 LPBA 두 번째 여왕을 가린 PBA투어는 8일 오후 9시 남자부 결승전으로 이어진다. 같은 날 오후 12시 30분에는 모리 유스케(일본, 에스와이)-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크라운해태), 오후 3시 30분에 강동궁(SK렌터카)-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 휴온스)의 4강 대결이 열린다. 

 

사진= PBA,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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