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디저트 공장서 금융혜택 경험?… 2030 사로잡는 은행 팝업스토어

김수정 기자 2024. 7. 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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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달달팩토리 팝업스토어 개점
고객 체험 통해 달달하나 급여통장 홍보
은행권, 팝업스토어 통해 2030에 다가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하나은행 팝업스토어 달달팩토리. /김수정 기자
“은행 상품은 직접 찾지 않는 한 알기 어렵습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품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난 5일 서울 성수동 하나은행 ‘성수 달달팩토리’에서 만난 권보라(26)씨는 이렇게 말했다. 핑크색과 민트색이 어우러져 마카롱, 아이스크림 등 달콤한 디저트 모형으로 꾸며진 건물 앞에는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흥민, 안유진 등 하나금융그룹 홍보대사의 대형 포스터로 꾸며진 외벽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달달팩토리는 하나은행이 ‘달달하나 통장’을 알리기 위해 개점한 두 번째 팝업스토어다. 앞서 하나은행은 여행전용카드인 트래블로그를 홍보하기 위해 ‘성수국제공항’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달달하나 통장은 지난 3월 출시된 월급 통장으로 최고 연 3.0%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이다. 달달팩토리는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운영되는데, 지난달 28일 접수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사전예약이 마감됐다. 다만 사전예약을 하지 않은 고객도 현장에서 대기 후 팝업스토어를 즐길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체험용 달달하나 통장과 가방을 환영 선물로 받고 직원으로부터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세상에서 가장 달달한 출근’이라는 콘셉트로 운영되는 이곳에는 방문하는 모든 고객이 달달팩토리의 신입사원이 된다. 고객은 생산라인 직원으로 팝콘 정량 맞추기, 불량 마카롱 선별하기, 키링(열쇠고리) 만들기 등 세 가지 업무를 수행한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하나은행 팝업스토어 달달팩토리. /김수정 기자

일을 마치면 가상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체험용 달달하나 통장을 넣는다. 200만원의 가상 월급을 받게 된다. 이 월급은 달달하나 통장에 들어가 세전 기준 이자 최고 연 3.0%로 6만원, 그리고 신규 가입자에게 매달 제공되는 5000원(1년간) 쿠폰 6만원이 더해져 최종적으로 212만원의 잔고가 찍힌다. 이외에도 소셜미디어(SNS) 인증, 마케팅 동의 등 활동을 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받거나 마카롱, 슬러시 등 간식 세트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달달팩토리를 통해 2030세대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기존의 시중은행이 가진 딱딱한 금융사라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에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팝업스토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달달팩토리는 하나은행의 달달하나 통장을 홍보하기 위한 팝업스토어이기도 하지만, 하나금융이 2030세대 고객과 가까워지기 위한 곳이기도 하다”며 “팝업스토어를 계속 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달달팩토리 개점 기간 하루 1000명의 고객이 찾을 것으로 보는데 그중 70%가량이 2030세대로 예상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고객은 팝업스토어 경험과 은행 상품의 연계가 효과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유모(31)씨는 “하나은행 앱을 통해 달달하나 통장을 보고 월급 통장을 만들 예정이었는데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해서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오게 됐다”며 “최근 디지털뱅킹이 활성화되며 은행에 갈 일이 없는데 팝업스토어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알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모(46)씨는 “최근 팝업스토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어느 순간 체험이 비슷해진 면이 있다”며 “다만 달달팩토리의 경우 고객이 여러 체험을 통해 달달하나 통장의 금융혜택을 경험하도록 연계했는데 억지스럽지 않고 재밌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하나은행 팝업스토어 달달팩토리. /김수정 기자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도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패션 플랫폼 무신사, 에버랜드, 마포구 등과 손잡고 원레코드, 원스테이션, 원더바이브 등 팝업스토어를 개점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도 성수동에 신선놀음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은행권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자사 금융서비스를 소개함과 동시에 문화생활, 굿즈(선물) 등을 제공해 2030세대에게 다가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의 가속화로 수익성을 고려하면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라며 “과거처럼 기존 점포를 통해 고객 유치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팝업스토어를 마련해 내점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 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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