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무용을?” vs “무용할래요”…눈물 뚝뚝 흘리던 소년, 7년 뒤 ‘깜짝’

[SBS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발레리노 전민철(20)이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가 7년 전 한 방송에 출연해 “무용을 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17년 3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 101회의 영상과 캡처본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용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초등학생 전민철 군의 모습이 담겼다.

아버지 전재용 씨는 아들 전민철 군을 불러다 소파에 앉힌 뒤 “무용 계속 할 거야? 중학생 돼도 무용 계속 할 거냐고”라고 물었다. 전민철은 주저없이 “응”이라고 답했다.

전씨가 “공부 열심히 하니까, 잘 하니까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자, 전민철은 울먹이며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다고”라고 대답했다.

전씨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이렇게 무용을 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잖아”라며 설득을 이어갔다.

하지만 전민철 군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안 알아주니까 내가 빌리(빌리 엘리엇) 오디션도 보고 그러는 거 아니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빠 눈엔 내 행복한 모습은 안보여?”라고 반문했다.

그는 방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이나 눈물을 흘렸다.

발레리노 전민철. [인스타그램]

아버지 전씨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하던 아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 축구나 태권도 등을 시켜봤는데, 이튿날 울고 왔다고 한다. 이에 전씨는 "무용을 시키면 그나마 운동이 될 것 같아서 무용을 시켰다"고 했다.

전민철은 그렇게 시작한 무용에 빠져들었다. 그는 선화예중·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했다. 202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는 시니어 파드되 부문 우승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전민철은 내년 2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입단한다. 세계적인 명문 발레단인 이곳에 한국인이 발레리노로 입단하는 것은 김기민에 이은 두번째이다.

당시 방송을 보던 패널들은 “아버지의 고민이 현실적”이라고 하면서도 “시킨다고 이 정도 수준이 될 수 없다. 너무 잘한다”며 전민철의 재능을 칭찬한 바 있다.

과거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아버지가 정말 기쁘겠다”, “정말 대단하고 감동적이다”, “세계적인 발레리노다. 축하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