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서 산비탈면 무너져 50대男 실종…전국 폭우 피해 속출
곳곳 침수에 주민 대피령 및 농작물·시설 피해 잇달아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곳곳이 무너지고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충북 옥천에서는 산 비탈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1명이 실종돼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8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3분께 옥천군 옥천읍에서 "비 상황을 살피러 나간 남편이 보이지도 않는데 집 뒤편의 산이 무너져내려 있다"는 아내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굴착기를 동원해 50대 남편 A씨를 찾고 있지만 많은 양의 토사가 빗물에 계속 흘러내리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날 오전 기준 호우경보가 발효됐으며 전날 밤부터 154㎜에 달하는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충남에서는 산사태와 옹벽 붕괴 위험으로 주민 78명이 긴급대피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충남 논산시는 연산면, 양촌면 등 산사태 취약지역 125곳의 주민 231명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주택가 인근 옹벽 붕괴 사고가 난 천안시 목천읍 주민 3명과 산사태 우려가 있는 보령 청라면 주민 3명도 대피했다.
소방은 이날 오전 5시50분께 대전 중구 중촌동의 한 하상도로가 침수돼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트럭 운전자(70대)의 신고를 받고 긴급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26분께는 대전 서구 가수원동의 한 도로에서 '물에 잠긴 차 시동이 꺼져 사람이 내리지 못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40대 운전자를 구조했다.
지난 6일부터 강한 장맛비가 반복된 대전·충남·세종 지역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대전 18건, 충남 26건의 비 피해가 접수됐고 현재도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 보령과 홍성 지역은 농경지 13.3㏊가 물에 잠겼고, 이날 오전 대전 서구 장안동 한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오전 4시31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 복수교 밑에 텐트가 설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확인에 나선 결과 다행히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는 지역 모든 하상도로를, 충남도는 공주 제민천 산책로 등 천변 산책로 8곳과 아산 천안천 세월교 등 다리 8곳, 홍성둔치주차장 등 7곳을 통제 중이다. 세종시는 침수 도로 신고가 집중되자 이날 오전 9시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했다.
경북 지역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는 오전 1시부터 약 3시간 동안 113.0㎜의 비가 쏟아졌다. 새벽 3시부터 1시간 동안에만 55.5㎜의 비가 쏟아졌다. 경북도는 일부 지역에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시설·농작물 피해 현황을 집계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호우가 더 내릴 전망이어서 계곡물 및 하천 범람, 산사태 등 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산사태 위험으로 129가구 197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앞서 오전 3시10분께 안동시 임동면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집중호우로 고립돼 이 중 8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임동면 외에도 남후면 2명·와룡면 2명·용상동 1명이,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각각 구조됐다.
안동시 상아동과 와룡면 산야리를 잇는 도로, 안동시 임동면 중평삼거리와 영양군 입암면 방향 도로 등 경북 북부 지역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되면서 소방 당국은 추가 고립이나 대피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오후 2시부터 영주댐 방류량이 초당 47.3t으로 늘면서 하천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하천 주변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도권도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경기도 17개 시·군과 인천 옹진군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장마에도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호우 대처 상황을 보고받고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기존 예측을 넘어서는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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