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화성 화재 참사’ 전에도 4차례 화재…위험성 인지 여부 쟁점
화재 사고로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 리튬 전지 공장 ‘아리셀’에서 이번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도 최소 4차례의 화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리셀이 리튬 전지의 위험성을 알고도 안전 조치에 소홀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리셀 공장에서 2021년 2번, 2022년 1번, 이번 화재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1번 등 총 4번의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창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확인한 화재 사실이 소방 등 관계기관에 신고된 것인지는 이날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화재의 경우 아리셀이 소방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 진화한 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 자체가 고출력이라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안전 관리 대책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갖추고 있는지, 갖췄다면 공정에서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특히 아리셀은 (이번 화재 전) 화재가 4차례나 발생했기에 이전부터 점점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4일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 쌓아둔 리튬 배터리 1개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아리셀이 제조·납품하는 리튬 배터리는 군납용 일차전지다. 음극과 양극, 그리고 분리막을 돌돌 말아 케이스에 담아 헤더(일종의 뚜껑)를 덮는 방식의 배터리다.
분리막이 불량이어서 음극과 양극이 직접 닿거나 내부에 물 등 불순물이 침투할 경우 급격한 온도 상승(열폭주)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4일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 쌓아둔 리튬 배터리 1개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연소가 급격히 확대하면서 다른 리튬 배터리들에서까지 화재·폭발이 이어졌다.
당시 공장 내부에 적재돼 있던 배터리는 전압 검사만 마치면 출고가 가능한 상태로, 기능적으로는 완성된 상태였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제조 공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고 있다.
경찰은 이날까지 아리셀과 인력을 공급했던 메이셀, 재료 납품업체 관계자 등 65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압수물 분석과 주변 조사를 마치는대로 피의자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는 일반 건전지보다 밀도가 높아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아리셀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잘했는지, 필요한 안전 관리나 소방 시설 점검 등을 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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