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클 현장서 목격' 日 순수 청년, 결국 두산이 찜했다...국민타자 "우리 순번 오면 시라카와 영입할 것" [오!쎈 잠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가 장고 끝 시라카와 케이쇼를 브랜든 와델의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후반기 대비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일까지 상황을 보고 우리 순번이 오면 시라카와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외국인투수 브랜든이 지난달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두 차례의 병원 검진을 통해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소견을 받았고, 3주 후 재검진 일정이 잡혔다. 3주 이후가 복귀가 아닌 재검진이 결정되면서 두산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올해부터 도입한 단기 외국인투수 영입 제도로 시선을 돌렸다.
KBO는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장기 부상을 입어 이탈할 경우 대체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끔 제도를 손봤다. 소속 외국인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할 경우 기존과 같이 계약해지 후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등록하거나 해당 선수를 재활 선수명단에 등재하고,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교체 횟수를 사용하지 않고 대체 외국인선수와 계약해 경기에 출장시킬 수 있다. 이미 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등이 해당 제도를 이용한 상황.
브랜든의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는 현재 SSG 랜더스에서 6주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시라카와 케이쇼와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통산 56승을 거둔 에릭 요키시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이었다.
SSG는 기존 외인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옆구리 부상을 당해 ‘일본 독립리그 에이스’ 출신 시라카와와 6주 단기 계약했는데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치면서 국내 경쟁력을 입증했다. SSG가 지난 2일 오후 시라카와와의 계약 종료를 공식 발표하면서 두산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추가됐다.
시라카와의 장점은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정교한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가 예리하다. 시라카와의 6주 간 기록은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인데 잠깐 시행착오를 겪었던 6월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1⅓이닝 8실점 7자책)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낮아진다. 5일 로테이션 소화가 힘들다는 약점이 있지만, 비자 문제가 없고, KBO리그의 2024시즌 트렌드에 이미 적응했다는 장점이 있다.
시라카와는 지난 3일 부로 KBO에 웨이버 공시된 상태다. 시라카와 선택권은 웨이버 공시 시점 순위의 역순으로 주어진다. 두산의 3일 기준 순위는 4위로, 원칙 상 10위 키움, 9위 한화, 8위 KT, 7위 롯데, 6위 NC, 5위 SSG의 선택을 기다려야하는데 SSG를 제외한 5개 구단 가운데 단기 외국인선수가 필요한 구단은 사실상 두산 뿐이다. 오는 9일 경기에서 기존 외국인투수가 6주 이상의 큰 부상을 당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시라카와는 고국인 일본으로 향하지 않고 아직 한국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라카와는 지난 5일 창원 SSG-NC전에서 발발한 벤치클리어링 때 흥분한 한유섬을 말리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른 한 명은 과거 키움에서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에릭 요키시다. 요키시는 작년 6월초 허벅지 부상으로 키움에서 방출을 당한 뒤 1년 넘게 소속팀이 없었다. 요키시는 최근 두산 구단에 ‘몸 상태가 괜찮다’며 먼저 입단에 관심을 보였고, 두산은 항공권, 숙박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입단테스트를 제의했다. 요키시는 총 두 차례의 입단테스트에서 직구 최고 구속 143km를 마크했다.
경력만 보면 요키시를 영입하는 게 당연한 선택이지만, 또한 시라카와와 달리 비자 발급이 필요해 6주를 온전히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소속팀 없이 개인 운동을 꾸준히 했다고는 하나 실전 감각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두산의 선택은 시라카와였다. 이 감독은 “4~6번 정도 등판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요키시는 비자 문제가 있고, 1년 동안 소속팀이 없었다. 물론 한국 무대 경험이 있지만 실전 감각을 고려했을 때 최근까지 국내에서 뛰었던 시라카와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9일까지 가디린 다음 우리 순번이 오면 시라카와를 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시라카와를 택하는 하위 구단이 없다는 가정 아래 빠르면 오는 10일 시라카와 영입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