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세제지원에…시총 상위 기업 반응 보니
특정 밸류업 안내 공시 기업 "법인세 인하 혜택, 수혜 없어"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꼽혀 온 세제 지원의 윤곽이 드러났다. 상장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기업들은 오히려 밸류업 프로그램에 말을 아끼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자율 공시를 예고한 기업들 가운데 세제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회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더팩트 취재 결과 코스피 시가총액 10위 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아 △셀트리온 △KB금융 △POSCO홀딩스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기업 △에코프로비엠 △알테오젠 △에코프로 △HLB △엔켐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리노공업 △HPSP △클래시스 중 두 곳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사와 관련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업가치가 저평돼 있는 기업들의 주가를 제고하는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몇몇 기업들은 밸류업 정책 세제 지원의 윤곽이 드러난 것에 잘 모르고 있거나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입법안이 나올 때까진 공식적 발표는 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모 기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법안이 나오면 세제 지원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경영실적 발표 당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또한 검토 중며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시장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상장사 DB하이텍은 지난달 14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했다. KB금융 다음으로 두 번쨰 안내 공시다. DB하이텍은 올해 3분기 중 공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도 지난달 24일 안내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중 자율 공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 HK이노엔과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달 말 각각 올해 4분기, 내년 1분기 중 자율 공시를 한다는 내용의 안내 공시를 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공시를 예고한 기업들 가운데 발표된 밸류업 세제 지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회사도 있었다.
모 기업 관계자는 밸류업 정책의 세제 지원책과 관련해 "배당 관련 법인세 인하 혜택의 경우 당사는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배당 정책이 수립돼 있어 전년 대비 마냥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혹시라도 매출이 감소하면 기업에서 배당 성향을 늘리거나 유지해도 배당액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낮거나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어 현재의 배당 증가액 기준으로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앞으로 배당을 늘린 기업은 증가분에 대한 5% 법인세액을 공제받는다. 또한 2000만원 미만 금액에 대한 세율은 14%에서 9%로 인하하고, 이를 넘는 금액에 대해선 종합과세 세율과 25%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배당 증가금액 저율 분리과세'도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분리과세 혜택을 밸류업 기업의 배당 증가금액 등에 대해서만 적용토록 한 만큼 추후 과세 특례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와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 확대 등의 혜택도 담겼다.
그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는 주식에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점을 감안해 과세표준에서 20%를 할증해 왔는데 이를 폐지해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가업상속공제 대상은 현재 중소기업 또는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에서 앞으로 밸류업 기업의 경우 상호출자제한 기업을 제외한 중견기업 전체로 확대된다. 또한 한도는 현행 최대 600억원에서 2배인 1200억원으로 늘어난다.
기재부는 이달 말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 추가 밸류업 세제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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