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입대 앞두고 보훈회관에 기부한 세종대 학생들
“입대 전 軍 선배들께 기부 뜻 깊어”
지난달 25일, 6·25전쟁 발발 74주년을 맞아 세종대 인문대 재학생 3명이 광진구 보훈회관에 30만원을 기부했다. 이들 중 2명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내년에도 우리의 후배들이 기부를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입대 전 군 선배들에게 기부를 하게 돼 뜻 깊다”고 했다.
광진구 보훈회관에 기부한 세종대생 3명은 류재웅(23·국어국문학과 3년 재학), 양준혁(21·영어영문학과 2년 재학), 설미르(20·중국통상학과 2년 재학) 학생이다. 이중 양준혁씨는 1주일 후인 오는 16일 육군 39사단으로, 설미르씨는 다음 달 13일 육군 25사단으로 입대 예정이다.
이 세 명은 세종대 인문대학 학생회 임원이기도 하다. 이들은 매 달 학생회비로 평소 세종대 경비원에게 비타민을 선물하는 사업을 하는데,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광진구 보훈회관으로 기부 대상을 바꿨다고 한다. 군 입대를 앞둔 양씨는 “군 선배인 6·25전쟁,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를 위해 기부 대상을 바꿨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기부 소식에 세종대 김승구 교수(국어국문학과)와 노성호 교수(중국통상학과)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이들의 목표는 보훈회관 기부를 단순 1회성이 아닌 정기 기부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류재웅씨는 “30만원은 기부금으로는 다소 적게 보일 수 있지만, 내년에도 후배들이 꾸준히 보훈회관에 기부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너무 큰 금액을 기부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사회로 진출하게 되면 그때는 기부금의 10배인 300만원을 기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준혁씨는 “요새 많은 학교들이 이공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데, 이렇게라도 인문학이 왜 계속 존재해야하며,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미약하지만 알려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미르씨는 “나라를 지키는 데 이바지한 분들을 도와서 뜻 깊었다”며 “곧 군대에 입대해 호국보훈을 해야하는데, 전쟁에 참전하신 어르신들이 어떤 기분으로 전쟁에 참전했는지 조금은 공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광진구 보훈회관은 6‧25참전유공자회, 월남참전자회 등 7개 보훈단체가 입주해있고, 가난한 참전용사들을 위해 3000원에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을 한다. 광진구 보훈회관 관계자는 “기부금은 수박이나 참외, 떡 등 식자재 구매에 사용해 식사 후 후식으로 드릴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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