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서울 청년수당’ 성공 요인 세 가지

손덕호 기자 2024. 7. 8. 13: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청년수당, 2만명씩 선발하다가 4000명 늘려
2016년 도입… 미취업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 지급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2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청년정책박람회에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는 올해 '서울 청년수당' 참여자 오리엔테이션과 연계해 열렸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지난달 ‘서울 청년수당’ 참여자를 4000명 추가 모집했다. 올해 청년수당을 지원하기로 한 인원은 애초 2만명이었지만, 최대한 많은 청년에게 취업 준비 등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려고 확대한 것이다. 코로나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 3만명에게 지원한 이후 최대 규모다.

서울 청년수당은 지난 2016년 도입됐다. 지난해 청년수당을 받은 2만명 중 61.9%가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창업 성공 비율이 2022년(59.9%)보다 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일회성’ ‘퍼주기성’ 복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청년수당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①‘미취업·저소득’ 타깃 명확히 설정해 신청 받아 지원

청년수당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생활비 걱정 없이 진로 탐색과 취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6개월간 매월 5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예산은 연간 600억원이다. 서울시 청년 정책 중 주거, 일자리 지원 사업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2022년 서울에 거주하는 미취업 청년 중 청년수당에 참여한 비율은 16.9%였다.

청년수당 모집 인원은 도입 첫 해인 2016년 3000명, 2019년 6000명 등이었다가 코로나로 취업 문이 좁아지고 실직자가 늘자 2020년 3만명으로 대폭 늘었다. 다음 해인 2021년에는 정부가 비슷한 취지의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하자 1만명 줄였다. 오 시장이 취임한 후에도 2만명이 유지되다가 이번에 4000명 추가됐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청년수당이 등장하기 전 청년 지원 사업 ‘일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 반면 청년수당은 취업을 준비하느라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시기에 소득이 적은 청년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청년수당은 정책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했다. 신청은 서울 거주 19~34세 중위소득 150% 이하인 청년으로 한정돼 있다. 대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수료·졸업예정자 포함)하고 취업을 하지 못한 상태여야 한다. 다만 주 30시간 이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도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인원이 모집 인원보다 많으면 소득이 적은 순으로 선정된다.

그래픽=정서희

②취업 준비 전념 기간 ‘6개월’ 한정해 독려 효과

청년수당은 월 50만원씩 6개월까지만 주도록 설계되어 있다. 일정 기간 취업 준비에만 전념하라는 취지다. 6개월 이내에 취업을 하지 못하면 다시 취업 준비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므로 빨리 직장을 구할 동기가 부여되는 셈이다.

청년수당을 받다가 취업에 성공하면 지급이 중지되지만 인센티브도 있다. 만약 3개월 만에 취업했다면 받지 못한 석 달치 청년수당 150만원의 절반인 75만원을 취업 성공급으로 준다.

서울시의 ‘독려’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수당 참여자가 월 50만원을 받으려면 매달 자기활동기록서를 제출해야 한다. 받은 금액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써 내야 한다. 수당을 체크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사용했다면 증빙 서류를 내야 하고, 제출하지 않으면 수당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

③非금전적 지원도 강화

오 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멘토링 등 비(非)금전적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작년 7~9월에는 카카오뱅크, CJ 등 현직자 특강이 열렸다. 카카오뱅크와 JTBC 스토리웹 PD는 2022년에 청년수당을 받으면서 겪은 경험을 특강에서 전했다. 나이키(기획), 아모레퍼시픽(영업&마케팅), 카카오(프로그램 개발), 레고(공급망 관리) 등 현직자가 참여한 그룹형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처음에는 청년들에게 단순히 50만원씩 6개월 주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청년들을 성장시키고 진로 선택을 돕는 프로그램을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 시장 취임 후 청년수당이 유지·확대된 데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 결과 청년들이 취업을 준비할 때 6개월이나마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제도를 없애는 것은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