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7번째 檢 포토라인 서나…“김건희는?” 野 강력 반발

이혜영 기자 2024. 7. 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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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 전 대표 부부에 법인카드 의혹 출석 통보
이 전 대표, ‘공범’ 기소되면 형사재판 5개로 늘어
“소명 기회 주는 차원” 공지…민주당 “국면전환용 쇼”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11일 인천 계양구에 마련한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부인 김혜경씨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에 출석을 통보했다. 이 전 대표가 소환에 응한다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7번째 소환조사다. 민주당은 '국면전환용 쇼'라고 강력 반발하며 김건희 여사부터 소환하라고 맞불을 놨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에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각각 4~5개의 출석 일정을 이 전 대표 부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檢 "당사자 진술 듣고 소명 기회 주는 차원"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표와 김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원지검은 이 전 대표 부부 소환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번 출석 요구는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통상의 수사 절차이고 고발된 혐의 사실에 관해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소명할 기회를 주는 차원이며, 검찰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사건을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의혹은 2018∼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와 배우자 김씨가 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아무개씨 등에게 샌드위치·과일 등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토록 해 도 예산을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씨가 2023년 10월23일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기 수원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익위서 검찰 이첩…李, 형사재판 5개로 늘어날 수도

앞서 경찰은 2022년 해당 사안을 조사한 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직접 관여나 묵인·방조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이 사건 공익제보자이자 경기도 별정직 직원이었던 조명현씨가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에 이 전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지시 및 묵인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신고하면서 논란이 재점화 됐다. 권익위는 이 전 대표가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인지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대검으로 이첩했고, 수원지검이 이를 넘겨 받아 수사해왔다. 

수원지검은 그동안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한편 조씨와 경기도청 비서실 근무 직원들을 조사해 이 전 대표가 관여한 정황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권익위 신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검찰이 이 사건의 진실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한 것으로 믿는다. 김혜경 여사와 공무원 배씨에 대해서만 조사된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는 정확하게 이 대표가 잘못한 내용을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 부부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한 후 이 전 대표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장기간 조사를 벌여오다 소환을 통보한 만큼 이 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만일 이 전 대표가 소환에 응한다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7번째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이 전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1번),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2번), 백현동 특혜 의혹(1번),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2번) 등 총 여섯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법인카드 유용 공범으로 적시돼 기소될 경우 이 전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4개에 더해 5건의 형사 재판을 받아야 한다. 

부인 김씨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국회의원 전현직 배우자 3명과 자신을 수행한 캠프 직원 2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와 관련해 2022년 9월7일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김씨는 현재 수원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김씨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씨는 기존 진술을 뒤집고 "법인카드로 음식을 결제하면 김씨가 현금을 줬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검찰 수사에서 "김씨가 음식값을 보전해 준 적 없다"고 진술했었다. 

이에 검찰은 배씨에게 "증인이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자택에 배달했다고 인정한 음식 대금이 수백만원이다. 피고인을 속이고 본인 사익을 챙겼다는 것이냐"고 재차 질문했고 배씨는 "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용민(왼쪽부터), 민형배, 장경태, 전용기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비위 의혹'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野 "국면전환용" "윤석열-한동훈 흉내 중단하라"

검찰의 이 전 대표 소환 통보에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직후 이 전 대표 부부를 불러 조사하겠다는 것은 '국면전환용'이라며 각종 의혹에 휩싸인 김건희 여사 수사와 대비된다는 성토도 쏟아내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도 법카 사건은 전형적인 용두사미형"이라며 "한국 검찰은 권력자를 위한 사설 기관인가. 이러니 검찰개혁에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검찰 특활비는 수천만원 넘게 써도 아무 말이 없고, 영부인은 300만원 명품백 받아도 주가조작으로 20억 넘게 번 의혹이 있어도 소환 한번 안하고, 양평고속도로 건은 수백수천억원 혹은 수조원 이권이 걸려도, 채해병 사망과 수사외압에 로비설이 등장해도 특검이 거부되는 게 이 나라"라며 이 전 대표를 추가 소환한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혹 지금이라도 윤석열-한동훈 흉내를 내고 있는 어설픈 검사가 있다면 정신 챙기기 바란다"며 "이미 그들의 세상은 마감 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고려시대 무신정권이 결국 나라를 망치고 끝났듯 검찰정권의 일장춘몽도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의 위기 때마다 이 전 대표를 제물삼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검찰은 정권 수호를 위한 방탄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는(검찰의 소환 통보는)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순직해병 특검법을 통과시키던 그날, 비위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직후의 일"이라며 "윤 대통령과 검찰이 궁지에 몰리자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로 국면을 전환하고 위기에서 탈출해보겠다는 비겁하고 무도한 습성"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돌려막기식으로 수사를 반복한다고 해서 없던 죄가 생겨나지 않는다"며 "오만에 가득 찬 무소불위의 검찰은 오명만 남은 유명무실, 아니 무명무실의 조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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