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 값 올리던 미 소비재 기업들, 이제 할인 행사 확대
유영규 기자 2024. 7. 8. 12:48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값을 계속 올리던 미국 소비재 기업들이 이제 일부 통제권을 잃고 할인 행사를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미국 대형 식품 기업 등이 이제 할인, 쿠폰 지급 등을 하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제품을 배치하려고 비용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12개월간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판매된 제품의 비중이 28.6%로 3년 전의 25.1%보다 높아졌습니다.
치리오스 등 시리얼로 유명한 제너럴 밀스는 할인 쿠폰 관련 비용을 20% 더 많이 지출할 예정입니다.
이 회사의 제프 하머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애널리스트들에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몇 가지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츠 크래커, 오레오 쿠키 등을 판매하는 몬델레즈의 루카 자라멜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업계 콘퍼런스에서 미국에서 도전적인 해가 될 것이며, 특히 저소득 소비자층 시장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라멜라 CFO는 자체브랜드(PB) 상품과의 경쟁에 맞서서 칩스 아호이 쿠키의 대형 포장 제품 가격을 4달러 이하로 낮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 지출은 미국 경제 성장세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소비재 주식은 올해 8% 이상 오르는 등 미국 주가지수 신기록 경신에 일조했지만 이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소비 지출이 미 경제 성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며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지면 구체적으로 관련 주식과 경제 전체에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씀씀이 축소로 인한 파장은 소매업체에도 미쳤습니다.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는 지난주 소비자들이 까다로워졌다고 경고하고, 이에 대응해서 고객충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특정 고객 대상 마케팅과 가격 조정에 투자했다고 말했습니다.
월그린스는 올해 주가가 57% 떨어졌습니다.
나이키의 매슈 프렌드 CFO는 지난주 북미 지역 매출 감소 등을 발표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이키는 가격 100달러 이하 신발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닐슨IQ의 카먼 앨리슨 부사장은 업체들의 가격 인상 능력이 다소 고갈되면서 미국 매장에서 할인이나 광고 등의 행사에 포함된 품목 수가 작년보다 6.3%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소비자들은 지갑으로 투표한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 브랜드나 매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 하락은 보이지 않습니다.
신발 유통업체 풋로커의 메리 딜런 CEO는 고객들이 정가에 물건을 살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의 안드레 슐텐 CFO는 소비자들이 생리대나 기저귀 등의 경우 신뢰할 수 있는 유명 브랜드에서 값이 싼 PB 제품으로 바꾸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품질이 낮은 제품을 샀다가 기저귀가 새는 등의 경우에 치르는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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