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홍명보, 왜 홍명보였나···이임생 이사, 외국인 후보 둘 면담 후 지난 5일 수원FC전 마친 홍 감독 만나 설득
약 5개월 공석인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마지막 최종 후보는 외국인 감독 둘을 포함한 셋. 대한축구협회가 장고 끝에 내린 선택은 ‘국내파’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이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홍 감독 대표팀 사령탑 내정이 알려진 뒤 하루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홍 감독을 선임한 8가지 이유를 밝혔다.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5개월가량 정식 사령탑 없이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100명 안팎의 외국인과 국내파 후보를 검토하고도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그사이 4번의 A매치는 정식 감독 없이 황선홍, 김도훈 두 임시 사령탑으로 치렀다.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 감독이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첫 번째 고려사항은 경기 철학이었다. 이 이사는 “홍 감독님은 빌드업시 수비형 미드필더의 활용, 비대칭 백3 변형 등을 통해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들의 장점을 잘 살려 상대에 맞춰 역습과 크로스를 통한 공격, 측면에서 콤비네이션 플레이 등 다양한 좋은 모습이 나왔다. 대표팀이 지속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 경기 템포 조절과 공수 밸런스, 기회 창출 등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 울산의 데이터는 기회 창출, 빌드업, 압박 강도 등에서 1위였다. 활동량은 10위였지만, 이를 다르게 보면 효과적인 경기를 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도 활동량은 하위권이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에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구단에서 활약하는 스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원팀’ 리더십의 중요성도 더 부각되고 있다.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선수들간의 갈등 문제가 이슈가 됐던 만큼, 강한 카리스마도 대표팀 사령탑 선정에 있어 우선 순위에 있었다. 이 이사는 “홍 감독님이 울산에서 보여준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 현 시점에서 대표팀에 필요하다. 한국 축구가 갖춰야할 정신력, 조화, 원팀 정신을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이 이사는 지난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 최종 후보군과 면담하기 위해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그러나 한 감독은 재택 근무 조건, 또다른 후보 하나는 이미 몸담고 있는 팀과의 조율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고심 끝에 홈 감독을 최종 적임자로 판단한 이 이사는 귀국 직후 5일 수원FC전을 마친 홍 감독의 자택을 찾아가 처음 얼굴을 마주했다. 일찌감치 국내파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홍 감독은 이전까지 대표팀 자리에 부정적인 뜻을 여러 차례 비춰왔으나 이 이사의 설득에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는 울산의 협조까지 확인한 뒤 보안을 위해 전력강화위원회를 소집하지 않은 채 각 이사들과 개인적으로 소통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 이사는 “외국인 감독들도 리더십을 가진 좋은 후보”라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며 홍 감독으로 결정이 굳어진 이유를 밝혔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23살 이하 대표팀을 지휘하며 동메달을 땄고, 울산의 K리그1 2연패도 이끌며 지도자로 성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A대표팀에서는 2013년 6월 최강희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다가 실패(1무2패 조별리그 탈락)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사는 A대표팀, 23세 대표팀, 20세 대표팀을 두루 거친 각급 대표팀 지도자 경력과 대표팀 연속성도 높이 평가하며 “홍 감독이 (10년 전 대표팀 시절)실패한 경험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국내파 감독이라 외국인 감독의 국내 상주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소됐고, 아울러 당장 9월에 월드컵 3차예선에 돌입하는 시간상의 문제 등도 메리트다. 이 이사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 시점에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 대표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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