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유럽 국가, 트럼프의 불만 아니더라도 나토 분담 늘려야”
논설위원 칼럼 “유럽 동맹국의 무기 탄약 생산, 막지 말아야”
“미국이 원하는 유럽, 방위산업 고객 아닌 동료”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부터 사흘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 75주년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 동맹국들의 역할과 분담이 더 커져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첫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지휘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자신의 사명을 미국의 보호가 아니라 유럽이 군사적으로 스스로 일어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951년 “10년 후에도 유럽 주둔 미군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 계획(유럽의 군사적 자립)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나토 75년을 맞아 유럽에는 나토군 50만 명 중 약 9만 명의 미군이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에 주둔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할당한 군사 및 비군사 지원금 2060억 달러 중 790억 달러가 미국에서 나왔다. 카토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경부터 나토의 미국 GDP 점유율은 평균 약 36%였지만 군사비 점유율은 61%가 넘었다.
NYT는 “이제 유럽인들이 스스로의 방위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져야 한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와 공화당의 고립주의 세력이 부유한 국가들을 방위해야 한다고 몹시 불평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유한 유럽 국가들은 미국 만큼 군대에 많은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꿈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고 있다”
NYT는 더욱이 미국은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간 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도전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나토에서 유럽 동맹국들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32회원국 중 2014년 합의한 기준인 GDP 2% 국방비를 지출하는 나라는 23개국이다. 10년 전에는 3개국에 불과했다.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고 트럼프가 무임승차자들을 버리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했는데도 유럽 국가들이 스스로의 방위를 위해 더 많은 돈을 내지 않는다면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가”라고 문제 제기했다.
유럽의 미군 의존은 많은 유럽인과 미국인이 원하다고 말하는 것과도 상반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독일의 7%, 프랑스는 13%만이 미국이 유럽 방위에 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미국과의 동맹이 아무리 강력해도 우리는 미국의 우선 순위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왜 의존성이 지속되는 것일까?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 것에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구조적 이유도 있다는 것이 NYT의 진단이다.
나토 창설 때 유럽 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심지어 적대감을 갖고 있어 누군가가 ‘고양이를 몰아주기’를 바랬다. 이것이 나토에서 미국이 일시적인 조력자에서 영구적인 보호자로 바뀐 것이다.
1960년대 소련은 독일 동부를 포함한 동유럽 대부분을 삼켜버렸다. 서독은 소련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나치 치하 독일군을 기억하는 유럽에서 강력한 독일군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은 그대로 머물면서 자체 군대와 핵우산으로 독일을 보호했다.
유럽의 미국 의존으로 이익도 있었다. 2022∼2023년 유럽 각 국이 구매한 군사 장비의 63%가 미국에서 왔다. 폴란드는 폴란드의 다리를 건너기에 너무 무거운 미국 탱크를 구매했다. 루마니아는 운영 및 유지 관리 비용이 엄청나게 비싼 전투기를 구매했다.
냉전이 끝난 뒤 1998년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와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스스로 유럽안보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자 미국에서 제동을 걸었다. 2017년 23개 유럽 국가가 사이버 방어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미국 기업을 배제하지 말라는 경고도 나왔다.
워싱턴 회의에서 유럽 동맹국들은 무기와 탄약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와 달리 미국은 자신도 방위 생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유럽의 도움이 필요하다.
애틀랜틱 카운슬 유럽센터의 레이젤 리조 선임 연구원은 “강력한 유럽은 강력한 나토를 의미하고 궁극적으로 미국과 유럽간의 보다 평등한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미국은 동료를 원하지 고객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YT는 “유럽인들이 마침내 나서고 있다. 아이젠하워의 꿈대로다. 그들의 길을 막지 말자”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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