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청원 100만명’ 비꼰 北김여정…南포사격훈련 재개 맹비난

공세적 한국군 훈련에 “자살적 객기” 비판
“주권 침해땐 지체없이 임무 수행” 위협도
軍 “정상적인 훈련, 계속 시행할 것” 일축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은 최근 남북 접경지역에서 재개된 한국군의 포사격훈련을 비난하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김 부부장은 남측의 포사격훈련과 한·미·일 연합훈련을 ‘집권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탈출 시도’라고 폄훼하고 한국사회를 갈라치려는 모습도 보였다.

8일 김 부부장은 노동신문에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군의 포사격훈련 재개 등을 거칠게 헐뜯었다. 이어 그는 “우리 국가(북한)의 문 앞에서 노골적으로 벌이는 원쑤(원수)들의 불장난은 명백한 도발적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 이후 약 6년 만에 재개된 한국군의 공세적 훈련을 ‘자살적 객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가 일부러 정세를 격화시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담화에서 “대통령이라는 자(윤 대통령을 지칭)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칠성판(관 바닥에 까는 널빤지)에 올려놓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전쟁광들(한·미·일)이 주권을 침해하거나 선전포고로 되는 행동을 감행했다고 우리의 기준에 따라 판단되는 경우 헌법이 우리 무장력에 부여한 사명과 임무는 지체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와 관련해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북풍을 경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반정부투쟁을 자극하는 등 우리 사회의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담화를 노동신문에 게재해 ‘인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김정은 중심의 북한’과 ‘국민에게서 탄핵의 목소리가 커지는 윤석열 정권의 남한’과의 간접 비교를 통한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도 보인다”는 견해를 내놨다.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김 부부장의 주장을 일축하며 접경지역 일대에서 포사격훈련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온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우리 군은 관할 구역 내에서 정상적인 사격훈련을 시행했다, 앞으로도 계획에 의해서 시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같은 날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우리 국가 원수를 비난하는 등 우리 내정에 간섭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구 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국론 분열을 꾀하려는 북한의 시도는 결코 통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