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출입금지’ 中북한식당 갔더니... 종업원 “괴뢰 말투인데?”
한국인 유튜버가 현재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 중국 내 북한식당 방문기를 공개했다. 이 유튜버가 조선족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이 열린 식당을 방문했는데, 종업원은 그를 향해 “괴뢰 말투를 쓴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구독자 40만여명의 유튜버 ‘캡틴따거’는 지난 5일 ‘한국인 금지 2년 후 북한식당 잠입기’라는 제목의 중국 내 북한 식당인 선양 평양관을 방문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조선족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피로연이 선양에 있는 평양관에서 열렸다고 한다.
중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 중국어에 능통한 유튜버는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식당을 방문해 한국어 사용을 자제하고 중국어로만 소통했다. 이 유튜버는 식당에 입장하자마자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인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야구 모자를 벗고 중국어로만 주문했다.
식당 내에 걸린 TV모니터에는 김정은의 공식 행보를 알리는 자막 뉴스가 흐르고 있었고, 또 다른 TV모니터에는 북한 가수들의 공연 영상이 상연됐다. 유튜버는 중국인 친구들에게 “한 2, 3년 전부터 한국 유튜버들이 북한식당에서 영상을 찍었는데, 북한 식당이 유명해진 이후로 한국인 손님을 안 받더라”며 “내가 들어올 때 한국인이라고 생각 못 했을거야”라고 했다.
요리로는 초장을 곁들인 모듬회, 쌈 채소, 나물 무침, 명태조림, 오징어 볶음, 해물파전 등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음식들이 나왔다. 메추리를 재료로 한 구이 요리 등 우리에겐 생소한 음식도 등장했다. 유튜브는 중국인 친구에게 쌈 채소를 싸 먹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는 “중국 음식은 느끼한데 북한 음식은 기름기가 적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유튜버가 식당에 마련된 무대를 바라보며 공연을 기대하자 한 친구가 공연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알려줬다. 실제로 무대에서 북한 공연 영상이 상영되더니 곧 공연이 시작됐다. 밴드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자 가수와 무용수가 등장해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고, 중국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피로연에 참석한 손님들의 뒤풀이가 열렸다. 이 유튜버가 중국에서도 인기를 끈 안재욱의 ‘친구’를 한국어로 부르자, 종업원은 중국어로 불러 달라고 제지했다.
영상 말미에는 한 북한 종업원이 유튜버에게 다가가 중국어로 “너와 신랑이 조선족이냐”고 물었다. 이에 유튜버는 “(신랑의) 초등학교 친구”라며 “근처에 조선족 학교가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종업원이 북한말로 “여자들도 저렇게 술을 많이 마시냐”고 묻자 유튜버도 한국어로 “많이 마셨다. 오늘 신부가 점심에 결혼을 했다”면서 “혹시 결혼하셨느냐”고 물었다. 이에 종업원은 “우리는 약혼했다. 몇년생이라요”라며 되물었다.
유튜버가 계속 한국말로 “90년생”이라고 하자 종업원들은 “오빠 조선족 맞아요? 오빠 말투 괴뢰 말투 같아요. 괴뢰 말씨가 있다”고 했다. 종업원은 저리 가라 손짓하며 “괴뢰야 물러가라”고도 했다. 이에 유튜버는 웃으며 중국어와 한국어를 섞어 대화를 이어갔고, 종업원들은 의심을 거두고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신랑의 가족 중 한 명이 유튜버를 두고 ‘(신랑의) 초등학교 소꿉친구’라고 소개하자 종업원은 “우리는 짜개바지 동무라고 한다”며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AFP등 외신은 지난해 10월 북한 당국의 조치에 따라 수도 베이징 등 중국 내 6개 북한 식당이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남아 등에서 운영 중인 북한 식당은 북한 당국의 주요 자금원으로, 평양냉면 등이 주 메뉴다. 엘리트층에서 선발된 종업원들이 운영하며, 고객을 위해 식사 중 음악, 무용 공연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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