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페제시키안 대선 당선 하루만에… 정부 ‘히잡시위 옹호’ 인사 투옥

박상훈 기자 2024. 7. 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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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단속 완화'를 공약했던 진보 성향 마수드 페제시키안(사진) 의원의 대통령 당선 하루 만에 이란 당국의 히잡 시위 강경 진압을 비판했던 인사가 투옥됐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축하 인사를 건네며 "이란의 역량을 활용해 국가 발전을 위해 일해달라"고 당부했고,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이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됐으며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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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동력 상실 우려 제기
EPA 연합뉴스

‘히잡 단속 완화’를 공약했던 진보 성향 마수드 페제시키안(사진) 의원의 대통령 당선 하루 만에 이란 당국의 히잡 시위 강경 진압을 비판했던 인사가 투옥됐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영향력이 강력한 상황에서 ‘2인자’인 페제시키안 당선인이 내세우는 개혁 동력이 시작부터 사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이란 관영 미잔통신은 “유죄 판결을 받고 형이 확정된 모흐센 보르하니가 법원 명령 집행으로 감옥에 갇혔다”고 보도했다. 보르하니는 테헤란대 형법 전문 조교수이자 변호사로, 지난 2022년 전국적인 히잡 시위가 촉발했을 때 X에 당국을 비난하는 글을 다수 올려 주목받았다. 보르하니의 X 계정에는 대선 결선 개표 결과가 나온 직후 “나는 히잡 문제와 관련해 내무장관에 비판적이지만, 오늘은 국민의 표를 지켜준 그에게 특별히 감사하다”고 쓴 글이 마지막으로 올라와 있다. 히잡 시위에 강경 대응을 주도했던 아흐마드 바히디 현 내무장관이 히잡 단속 완화를 공약한 후보가 당선된 이번 대선 과정을 관리했다는 역설적 상황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보르하니의 투옥으로 페제시키안 당선인의 개혁 정책 추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신정일치 체제인 이란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변하지 않는 한 의미 있는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국무부도 전날 “이란 정책은 최고 지도자가 결정한다. 우리는 이번 선거로 이란이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자국민의 인권을 더 존중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한 바 있다.

한편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전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접견하며 새 정부 출범을 준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축하 인사를 건네며 “이란의 역량을 활용해 국가 발전을 위해 일해달라”고 당부했고,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이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됐으며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국민의 바람을 제한하지 않겠다며 “이란에서 제재, 위협, 전쟁의 그림자를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대선에서 경쟁했던 사이드 잘릴리 전 외교차관과도 따로 만나 국정과 관련해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잘릴리 전 차관은 당선을 축하하며 주요 사안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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