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겠다는 문의 확 늘었다...거래활발지수 3년만에 최고

2024. 7. 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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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우위·가격전망지수도 상승
서울 아파트 거래·가격 회복세

서울 부동산 현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집값의 상승세가 본격화하자 매수자들의 다급한 마음이 통계로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부동산 거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매매거래활발지수가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3~4년 전 기록한 신고가 수준으로 회복한 실거래가가 잇따르고, 집주인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콧대를 높이며 ‘배액 배상’(가계약금의 2배 배상)을 고민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8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의 매매거래활발지수는 25.87로 지난 2020년 7월(44.08)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표본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시장 동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지수화한 것이다. 거래가 ‘활발하다’고 답변한 비율에서 ‘한산하다’고 답한 비율을 뺀 이후, 100을 더한 수치다. 100을 초과하면 거래가 활발, 100 미만이면 거래가 한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전국 매매거래활발지수는 15.01로 2023년 9월(17.14)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진 서울은 10포인트 이상 더 높았다. 서울에 이어 경기(18.55), 인천(17.88) 등 순으로 높았다. 지방권에서는 울산(14.37), 경북(15.56), 전북(12.72) 등의 거래활발지수가 두 자릿수였다.

서울은 거래활발지수 외에 매수우위지수, 가격전망지수 등 부동산 심리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음을,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음을 뜻하는 매수우위지수는 47.07로 지난 2022년 5월(59.7) 이후 1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100 미만일수록 하락전망을, 초과할수록 상승전망을 의미하는 매매가격전망지수도 113.88로 지난 2021년 9월(122.53) 이후 최고치였다.

각종 심리지표 오름세와 함께 현장에서도 서울 거래량·가격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우선 아파트 거래량은 주택경기가 한창 뜨거웠던 2021년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182건으로 3년 3개월 만에 5000건을 넘겼다. 지난달 1일 8만4578건까지 쌓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8만1914건으로 3000건 가까이 줄었다.

매수세에 힘입어 전고점에 가까운 상승 거래는 물론 최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전용 134㎡는 지난 5월 37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재작년 4월 기록한 최고가다. 성동구 성수동 ‘강변동양’ 전용 84㎡는 지난 5월 26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기록한 직전 최고가는 25억원이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2021년 9월 최고가 19억4500만원에 팔린 이후 13억원대까지 실거래가가 떨어졌는데, 지난달 19억2000만원에 팔렸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 84㎡는 지난 2021년 10월 13억9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중개 거래 기준 8억원대까지 실거래가가 하락했는데, 지난 5월 이후 11억원대에 2가구가 거래됐다.

현장에선 아파트 매매계약 파기를 두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 ‘부동산 불장’ 당시처럼 며칠새 호가가 수천만원씩 뛰어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계약파기를 통보하는 사례가 빈번해질 태세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가을 이사를 앞두고 마음이 급해 일단 매수자와 가계약을 했는데, 호가를 너무 낮게 부른 것 같아 후회된다”며 “올해 들어 실거래 가격이 계속 올랐는데 배액 배상을 하더라도 계약을 파기하는 게 나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 내에서도 강남권 등 주요지역 거래량이 늘었는데, 집값 상승 기대감에 갈아타기가 활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지금 분위기로 보면 하반기에도 거래량이 이어질 수 있고, 금리 인하 시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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