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1인 체제 심화와 국회 기능 붕괴[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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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는 시작부터 부끄러운 기록을 써 가고 있다.
여야의 극단 대치로 애초 6월 5일에서 지난 5일로 연기됐던 국회 개원식도 무산됐다.
앞으로 민주당의 거침없는 입법 추진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고성과 기권, 퇴장 등 국회의 파행적 운영이 뻔하다.
상대 정당에 대한 존중은 사라지고 국회라는 전투의 장에서 제압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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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는 시작부터 부끄러운 기록을 써 가고 있다. 여야의 극단 대치로 애초 6월 5일에서 지난 5일로 연기됐던 국회 개원식도 무산됐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관례를 깨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한 데 대한 국민의힘의 반발 때문이다.
야당 단독의 상임위원회에 여당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갈등은 더 심해지고 있다. 야당의 대통령을 겨냥한 현안 질의로 정당 간 적개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방송3+1법, 검사 탄핵소추 등 갈등을 증폭시킬 사안이 즐비하다. 앞으로 민주당의 거침없는 입법 추진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고성과 기권, 퇴장 등 국회의 파행적 운영이 뻔하다.
국회가 ‘양보와 타협의 장’이라는 공감대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 상대 정당에 대한 존중은 사라지고 국회라는 전투의 장에서 제압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의원들의 인신 모독적 발언은 상례화하고, 이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해도 결국 흐지부지되고 만다. 오히려 의원들은 자극적인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는 걸 즐기는 듯하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고유의 정향도 실종됐다.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사안을 대화와 양보를 통해 통합으로 이끄는 정치 본래의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모든 갈등을 재판으로 해결하려는 정치의 사법화가 일상화하면서 고발과 제소가 정치적 해결책으로 변질돼 버렸다. 정치가 스스로 자기 영역을 좁히고 있다.
정치 영역에서 갈등이 심해지는 것은 민주적 리더십 결핍 때문이다. 지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는 친명 외에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파가 없다. 개딸이라는 팬덤은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이나 이의 제기를 용인하지 않는다. 심지어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인을 이 전 대표에 대한 도전자로 간주하고 불출마를 협박한다.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충성을 약속한다. 지지자들의 왜곡된 지지 행태를 방관하는 이 전 대표의 리더십은 민주적이지 않다. 민주당의 시계는 이 전 대표의 차기 대선 승리에 맞춰져 있고, 대선 가도에 유리한 국면 조성에 주력한다. 구체적인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나 임기 단축인 듯하다. 비정상적으로 윤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차기 대선 구도는 당연히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해질 것이란 계산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4·10 총선 패배 이후 지금까지 당내 리더십이 부재하다. 벌써 3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총선 실패에 대한 처절한 반성도, 근본적 변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적은 의석수를 빌미로 국회에서 무기력을 호소하지만, 국민은 노력 없는 무능함으로 평가한다. 아직도 대통령과 종속관계를 개선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주도권을 포기한 정당을 국민은 신뢰하지 않는다.
획일화한 민주당의 일방적 독주와 무능한 국민의힘의 수세적 대통령 지키기가 충돌하는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리 없다. 개원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여야 간 합의가 가능한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다. 총선 결과로 정당별 의석이 정해지지만, 국민은 상시로 정당을 평가한다.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 상당수는 거대 양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대안이 없어서 선택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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