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 대기자까지… “세계에 ‘아리랑 감성’ 알리고싶어”

김지은 기자 2024. 7. 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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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K-팝뿐 아니라 판소리 등 다양한 한국음악을 통해 세계인들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미국 남부의 명문 라이스대에서 최초로 개설된 한국음악 강의를 맡아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피아니스트 박세현(28·사진) 씨는 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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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라이스대서 첫 한국음악 강의하는 박세현씨
“수업계획 만든뒤 제출 뽑혀
힙합 접목한 판소리에 흥미
내년엔 시민대상 강의 진행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

“요즘 유행하는 K-팝뿐 아니라 판소리 등 다양한 한국음악을 통해 세계인들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미국 남부의 명문 라이스대에서 최초로 개설된 한국음악 강의를 맡아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피아니스트 박세현(28·사진) 씨는 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울대 음대 피아노과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가 맨해튼 음대(Manhattan School of Music)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라이스대에서 전액장학금을 받으며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자신이 기획한 한국음악 강의 계획서가 뽑혀 실제 강의가 만들어졌고, 오는 8월 가을 학기부터 일주일에 세 번씩 1년 동안 수업을 하게 됐다.

그는 기존에 없던 강의라 교수들과 학생들의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음대가 아닌 일반 학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으로 15명 정원인데 수강 신청이 빠르게 마감됐고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어요. 미국에서도 K-팝이 워낙 인기인 데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자체가 높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강의 내용은 100년 전 조선 시대 궁중음악을 비롯해 최신 K-팝, 그리고 판소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장르까지 다양하다. 한국 전통음악이 학생들에게 낯설지는 않을까. “의외로 판소리가 뭔지 정도는 알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전통 국악기에 대해 궁금해하기도 하고,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처럼 판소리와 힙합이 접목된 장르도 굉장히 흥미로워한답니다.”

피아노 전공자인 그가 이런 강의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예원중, 서울예고에 다닐 때도 기본적으로 한국음악을 배웠고, 서울대에서 공부할 때도 국악과가 있어서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지금 라이스대 박사 과정에 제가 유일한 한국인 유학생이기에 우리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라이스대가 있는 휴스턴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텍사스 센터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내년 1월 강의를 곁들인 연주를 할 예정이다. 이 역시 자신이 기획한 프로젝트로 미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클래식 피아노 작곡가 윤이상, 진은숙, 박영희, 류재준 등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작품들 안에는 아리랑의 멜로디 같은 한국적인 요소들이 숨어있어요. 한국음악은 밝다, 슬프다 이렇게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깊은 감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외국인들이 듣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그에게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한국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서 도전해 보고 싶어요. 내년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미국 내 다른 도시에서 시리즈로 이어나갈 수 있게 해 볼 생각입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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