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답 도중 눈물 보인 이임생 기술이사 "정몽규 회장에게 전권 받아" (일문일답)

김경현 기자 2024. 7. 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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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 / 사진=권광일 기자

[축구회관=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사항을 밝혔다.

이임생 기술이사의 진행으로 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홍명보 감독 국가대표 내정 브리핑이 열렸다.

울산 HD 감독 대표팀 감독직 양립은 불가능하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홍명보 감독이 울산 현대를 계속 이끌어가시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이임생 기술이사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고 한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전력위에서 최종 후보자들 리스트를 받고 이어가게 될 때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를 드렸다"면서 "회장님이 말씀하신 부분이 딱 하나다.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해나가라. 그래서 홍명보 감독 마지막 결정도 회장님께 보고 안 했다. 김정배 부회장님께 보고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임생 기술이사는 기자와 질문을 주고받는 도중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먹이며 힘들게 말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 / 사진=권광일 기자


이하 이임생 기술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홍명보 감독이 클럽과 국대표팀을 겸임하게 되는가?

홍명보 감독은 울산 HD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많은 협조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셨다. 차후 울산 현대와 협의 후 클럽에서 원하는 계획대로 협회와 의논해 나가겠다. 하지만 울산 현대를 계속 이끌어나가는 것은 어렵다.

Q. 기술발전위원회는 규정상 17세 이하 대표팀만 관여할 수 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어떤 자격으로 감독 선임에 관여했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님이 사임하신 후 제가 협회의 기술위원장이자만 총괄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협회에서 누군가는 절차대로 진행할 사람이 필요했다. 따라서 저는 협회에서 이 일을 계속 진행하라는 임무를 받고 절차에 맞게끔 일을 추진했다.

Q. 감독 선임 과정을 전력강화위원회와 제대로 공유했는지?

홍명보 감독을 뵙고 제가 결정을 한 후에 현재 위원회 분들을 다시 소집해서 미팅을 해야하지만, 미팅을 하게되면 언론이나 외부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다섯 분의 위원들에게 '제가 최종 결정을 해도 되겠습니까'라는 동의를 얻어내고 (홍명보 감독으로) 결정했다.

Q. 홍명보 감독, 앞서 대표팀 고사했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는지?

전력위원회에서 최종후보로 주신 마지막 세 분에 대해 공정하게 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저를 만나주실까, 미팅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두려움도 있었다.

일단 두 분의 외국인 감독을 미팅하고 왔고 그분들의 여러 가지 철학들을 보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임해주신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했다.

홍명보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 홍명보 감독님은 '절차상 온 거냐. 그 안에서 얼마나 나를 평가한 거냐' (라고 물어) 우선 이 두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제가 평가하고 결정한 부분에 대해 다 설명드렸다. 그다음 왜 홍명보 감독님이 한국 축구를 위해서 헌신해 주셔야 하는지 말씀드렸다. 한국 A 대표팀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와 연계성을 가져가서 대한축구협회가 철학과 게임 모델을 확립한 것을 홍명보 감독님이 이끌어주시라 몇 차례나 부탁을 드렸다.

Q. 연봉 규모에 대해 말이 많은데 대략적으로 공개할 수 있나?

그냥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말씀드리겠다. 전력위에서 최종 후보자들 리스트를 받고 이어가게 될 때 정몽규 회장님께 저는 세 명의 후보자를 다 만나겠다고 보고를 드렸다. 정몽규 회장님이 말씀하신 부분이 딱 하나다.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해나가라. 그래서 홍명보 감독 마지막 결정도 회장님께 보고 안 했다. 김정배 부회장님께 보고했고 추진해달라고 했다.

아직까지 외국인 감독과 한국 감독의 연봉에 대한 차이도 저희는 당당하게 이제는 동등하게 요구했다. 액수에 대해서 밝힐 수는 없지만 이제 한국 감독님들도 외국 감독 못지않게 대우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Q. 계약기간을 2026월드컵을 넘어 아시안컵까지 결정한 이유는?

(정몽규) 회장님은 저에게 대한축구협회의 모든 기술 파트에 대해서 권한과 책임을 지우셨다. 저는 홍명보 감독을 단기간의 결과에 대해서 우리 협회가 평가하기보다는, 가장 핵심인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의 연관성을 갖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싶다. 또한 홍명보 감독에게 말씀드렸다. 전술적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최소한 유럽인 2명의 코치를 요청했고, 홍명보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의 많은 경험과 지식, 또 유럽파 코치가 조화된다면 훨씬 더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계성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사진=권광일 기자


Q. 해외 출장 요식행위 아니었나? 전력강화위는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는지?

기본 전력위원회를 존중하고 절차를 계속 이어간다는 생각을 가졌다. 중간 외부에서 외국 감독 추천도 받았다. 하지만 제가 혼자 결정적으로 해나갈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해오던 절차대로 했다. 마지막 최종 후보를 받았고 그 안에서 해야 한다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했다.

위원회 중 5분만 동의를 얻었다고 해서 그 부분이 잘못됐느냐 하는 건 제가 언급하기는 어렵다. 협회 법무팀의 조언을 받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진행했다. 그 부분을 뭐라고 한다면 저는 다시 법무팀에 물어볼 수밖에 없다.

Q. 홍명보 감독이 갑자기 의견을 바꿨다. 앞서 물밑 접촉과 공감대 형성이 있었나?

솔직하게 어떻게 결정했는지 다 말씀드리겠다. 한국 축구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외국인) 후보자들이 열심히 너무나 한국을 오고 싶어 했다. 연봉 문제도 받아들이셨고 문제없었다. 그분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축구 철학이 굉장히 확고했고 저는 존중했다.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두 분 중 한 분이 '본인을 관심 있게 인터뷰 해줘서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저는 '너무나 죄송하다'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은 정말 훌륭한 감독이기 때문에 곧 팀을 맡을 수 있다'고 했고 가족과 그분의 안부를 전했다. 두 분을 짐작할 것이다. 저는 제 스스로 이분들의 축구철학이 너무나 강하고 확고하지만 과연 축구철학이 현 시점에서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을까. 이것이 첫 번째였다.

우리가 벤투 감독 때처럼 빌드업을 통해 미드필드 진영에서 기회 창출을 하려고 하지 않느냐. 수비에서 롱볼을 사용해 경쟁을 유도하면서 빠른 서포트를 하는 축구는 아니지 않나. 저는 이 부분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한국 축구 선수들에게 맞을까 생각했다.

또 한 분은 프레싱(압박)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저는 그분들의 철학을 존중한다. 우리가 빌드업을 시작하면서 대표팀이 미래를 위해 가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프레싱에 대한 철학을 가진 분이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게 맞는가. 중동 국가에 가서 상대가 움츠렸을 때 우리는 빌드업을 통해서 기회를 창출해야 하는데, 너무 많이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다 보면 상대의 역습으로 어려운 상황이 있는데 극복할 수 있을까. 후반까지 체력적 문제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또 하나 이분들의 확고한 철학이 1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표팀을 소집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이 철학을 완전히 이해하면서 경기에 나갈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여러분은 울산현대 축구를 보시지 않았나. 빌드업에서 K리그 1위 하고 있다. 기회 창출도 1위다. 모든 것이 홍명보 감독이 맞다는 게 아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해오던 스타일을 끌어올려 월드컵 3차 예선에서 통과해서 월드컵 11회를 나가야 하는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보는 낮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하셔도 좋다. 하지만 저 스스로가 우리 선수들이 어느 감독님을 만났을 때 지금 갖고 있는 걸 크게 변화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결정했다. 이런 부분이 잘못됐다고 하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제 스스로 이런 결정에 대해서 후회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제가 (급하게) 위원장으로서 시작하게 됐지 않나. 그 당시 외국감독 인터뷰로 외국 출장을 하게 됐다. 들어와서 홍명보 감독을 만났다. 그전에는 접촉해서도 안 되고 접촉할 위치도 아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까 말씀하셨듯 만나주시기 전까지 걱정을 많이 하실 정도로 그전까지는 전혀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Q. 지난 5개월의 시간에도 정상적인 감독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점 파악은 됐나? 사과할 예정은?

이전 97명의 후보자를 통해 전력위원회 분들이 고생하셔서 최종 후보자를 압축했다. 그전에 저희가 한국 국가대표 감독님을 선임을 못 드린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분들도 최대한 노력했고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부분이 이렇다 저렇다 하기는 어렵다. 제가 오늘 선임 일정 보고를 전체적으로 드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상의 문제가 없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가 이야기했을 때 다른 것이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 정몽규 회장님이 저에게 모든 권한을 주셨기 때문에 투명하게 절차대로 제 스스로 진행했다,

Q. 기술철학을 '주도하는' 축구로 정했다. 홍명보 감독이 적격이라는 판단은 스스로 한 건지?

지금 세 명의 후보자들은 제 판단으로 했다. 그분들의 축구철학, 그분들의 강점, 약점, 이런 부분들이 한국 축구에 어느 분이 적합할까. 그리고 우리가 주도하는 축구는 모든 경기를 다 주도하자는 게 아니다. 감독님들이 계획하신 것은 상대 팀의 전력에 따라서 매 경기마다 달라질 수 있다. 모든 경기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하신 부분을 어떻게 플랜대로 끌고가느냐가 주도한다는 개념이다.

Q. 축구 팬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울산 구단에서 홍명보 감독님을 보내주시기로 약속했기에 너무나 감사드리고 죄송한 마음이다. 특히 울산팬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 하지만 저도 울산 현대 축구단을 계속 응원하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하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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