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는 안돼" 여론 결집…佛총선 '좌파연합' 1위 대반전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에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1당 자리를 차지했다. 1차 투표에서 선두였던 극우 국민연합(RN)은 3위로 밀려났고, 참패가 예상됐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2위로 최악의 상황만은 피했다.
1차 투표에서 극우가 돌풍을 일으키자 위기감을 느낀 좌파 연합과 범여권이 반(反) 극우 연대에 나서 대역전극을 이뤄낸 것이다. 다만 과반을 넘어선 정치 세력이 없어 향후 정부 구성과 의회 운영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佛총선 결과…좌파연합 182, 범여권 168, 극우 143
RN과 연대하지 않은 우파 공화당은 45석, 기타 우파 15석, 기타 좌파 13석, 기타 중도 정당 6석, 지역주의 세력 4석, 기타 정당 1석 등으로 최종 집계됐다.
1차 투표 결과를 토대로 극우 정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2차 투표에서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결과다.
원내 1당 자리에 오른 좌파 연합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하며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강하게 밝혔다.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명히 거부했다"면서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NFP는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등 좌파 4개 정당이 뭉친 좌파 연합이다. 이들은 지난 달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국민연합(RN)이 압승을 거두고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하자 RN의 총선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다.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펼친 중도 우파 성향의 개혁 정책들을 폐지하고 '복지 국가'로의 회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폐지한 부유세를 더 강화해 재도입하고, 고소득자와 기업에 세금을 늘려 정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전역에서 큰 반발을 불러왔던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도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외국인 근로자나 학생, 취학 아동의 부모에게 체류 허가를 내주고, 미등록 이민자들을 돕기 위한 구조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친이민 정책을 내걸었다. 마크롱 정부가 추진 중인 이민 문턱을 높이는 법안도 폐기할 것을 약속했다.
르펜 "승리 늦춰졌을 뿐"…총리 임명에 진통 예상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다 막판에 3위로 추락한 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과 극좌의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아니었다면 RN이 절대 과반이었을 것"이라며 "우리의 승리는 늦춰졌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관례 대로 라면, 마크롱 대통령은 1당을 차지한 좌파 연합 출신을 총리로 임명해야 한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좌파 연합 내 극좌 정당에는 권력을 맡길 수 없다고 여러차례 언급해왔던 만큼 임명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총선으로 1당 자리를 좌파에 내주게 된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당분간은 직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이번 총선 결과 어느 진영도 과반인 289석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헝 의회란 의원내각제 정부 체제에서 의회 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상태(Hung)의 의회를 뜻한다.
이런 가운데 세 진영이 다소 차이는 있으나 골고루 의석수를 나눠 가지면서 주요 사안마다 힘겨루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한 여권으로서는 좌우 양측의 거대 세력에 끼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뒷받침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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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미현 기자 marialmh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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