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세 개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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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통해 높고 든든한 언덕 첫번째는 부모님입니다.
사랑하며 의지하는 아내(남편)이 있고, 죽는 그 날까지 할 일이 있어 행복한 사람은 몇 명일까요? 어릴 적 부모님이 든든한 언덕이었다면, 이제는 그 자식들이 든든한 언덕이 되어 생각과 생활에 기둥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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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통해 높고 든든한 언덕 첫번째는 부모님입니다. 태어나 의식이 없는 시기, 독자 생존을 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보호 하에 성장하는 시기, 사회에 진출하여 구성원으로서 한 명의 몫을 하는 시기,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기르는 시기에도 부모님은 항상 산이며 바다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힘들고 괴로울 때 어깨를 기댈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마음을 열고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엄하면서도 자상한 마음과 눈으로 어루만져주며, 자신보다는 자식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 높고 단단하던 언덕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작은 구멍 하나 둘이 어느 사이 크고 넓고 큰 구멍이 되어 언덕을 위태롭게 합니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던 높은 언덕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음 저 편이 텅 비어지는 슬픔에 잠깁니다.
두번째 언덕
학교를 졸업하고 두번째 언덕으로 직장을 맞이합니다. 어떤 직장, 직무를 정하고,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릇 크기는 크게 달라집니다. 원하지 않는 직장, 직무, 상사를 맞이할 수 있고, 너무나 소중한 직장, 직무, 상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평생 직장과 직무가 되기도 하고, 잠시 스쳐 지나간 직장과 직무가 되기도 합니다. 상사가 인정하고 좋아하는 직원이 되기도 하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어릴 적에는 직장, 직무, 상사는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 배웠습니다. 특히 직장은 평생 이곳에서 뼈를 묻는다는 생각이 강했기에, 꿈과 열정을 갖고 하라는 일에 최선을 다했고, 수 많은 제안과 실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했고, 직장 내 모든 구성원은 가족과 같은 존재로 관계를 맺으며 소중히 했습니다. 이 모두는 성장의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직장은 잠시 머물며 업적과 역량을 쌓고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두번째 언덕은 직장이 아닌 직무가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며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이 일은 얼마나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가? 이 일을 하기 위해 얼마나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가? 이 일은 정말 중요하고 난이도가 높은가? 등이 직무라는 언덕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높고 낮은 가치의 직장이나 직무가 보상에 큰 차이를 주었기에, 처음부터 가장 높고 튼튼한 언덕이 아니라면, 보다 높은 언덕을 찾아 이동을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이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여러 이유로 두번째 언덕을 떠나야만 합니다. 모두가 두번째 언덕에 남기 위해 수 많은 노력을 하지만, 영원히 머물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언덕을 떠난 후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준비가 미흡합니다. 두번째 언덕이 없는 자신만의 역량으로 40년을 살아가야 합니다. 갑작스럽게 또는 예정된 순간에 두번째 언덕을 떠나며, 가슴 뛰며 즐거워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왜 그럴까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세번째 언덕
삶을 돌아보며 세번째 언덕이 무엇인가 고민했습니다. 삶을 100년이라고 보면, 30년은 부모라는 언덕 하에 배우는 시대였고, 30년은 직장과 직무라는 언덕 하에 일하던 시대였습니다. 마지막 40년은 자녀라는 언덕 하에 정리하고 남기며 마무리하는 시대 아닐까요?
일하는 시기와 마무리하는 시기가 갈수록 길어지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어떻게 떠날 것인가?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족, 아내, 후손, 업적, 평판 등을 생각했지만, 힘 없는 상태에서 자녀의 보호를 받는 나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떠나는 순간까지 자식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딸들에게 강조하고 스스로 다짐하건만, 쉽지 않음을 배우게 되네요. 떠나는 그 어느 날이 올 것입니다. 수익을 창출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순간을 지나,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없는 상황, 일어나 걸을 수 있는 힘이 없는 순간, 지금껏 고이 간직한 소중한 것들도 잊어버리고 의식마저 오락가락 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며 의지하는 아내(남편)이 있고, 죽는 그 날까지 할 일이 있어 행복한 사람은 몇 명일까요? 어릴 적 부모님이 든든한 언덕이었다면, 이제는 그 자식들이 든든한 언덕이 되어 생각과 생활에 기둥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아직 살아 갈 날이 너무나 많이 남은 지금,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자식들이 사회의 올바른 구성원이 되도록 나는 그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었는가?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었는가? 부모를 존경하며 가끔 찾아가 말 벗이 되어주는 인성을 심어 주었는가?
3가지 언덕을 생각하며, 결국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또 배웁니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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