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가상자산은 왜 '투자자' 아닌 '이용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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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반적으로 기초자산이나 금융 상품에 돈을 넣고 수익을 기대할 때 ‘투자’라고 합니다.
이런 투자를 하는 사람은 투자자라고 지칭합니다.
그런데 가상자산은 다릅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을 매매하는 사람은 투자자가 아닌 ‘이용자’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가상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처음 논의되던 지난 2021년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로 거슬러 올라가봅니다.
[사진=국회 정무위원회 회의록]
“저희들끼리는 이게 투자자냐.”
2021년 4월 열린 386회 정무위 회의에서 질의를 받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답변입니다.
[사진=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보도자료]
같은 해 5월에는 국무총리실도 “가상자산은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인정되기 어렵고, 누구도 가치를 보장할 수 없다”며 “거래여부 등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에 앞서 가상자산거래소를 전담하던 법무부는 지난 2018년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가상자산거래소 폐쇄가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상자산 규제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폭주하며 법안은 유야무야됐고, 이후 국무조정실로 주무부처가 다시 바뀌었습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위 사례들처럼 "당시 가상자산이 금융의 일부가 아니라는 시각에서 ‘이용자’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용자’라는 용어가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은 건 입법 당시 이용자가 아닌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 거래 규제에 초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1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던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산업의 진흥 측면에서 볼지, 불공정성에 대한 규제에 중심을 할지가 논쟁이었다”면서 “이용자라는 용어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상자산법 시행 D-11… 구체적 기준 마련과 2차 입법 통해 남은 과제 해결해야
이로부터 약 5년이 흐른 지난 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된 지 약 3년 만입니다.
법이 시행되면 불공정거래 규제와 더불어 이용자들은 거래소 예치금 이자를 받을 수 있고, 거래소 해킹이나 전산장애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시행일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감독원도 이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완전한 법체계가 마련된 것은 아닙니다.
1차 법안이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내용만 담고 있고 구체적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상자산업 감독규정 등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후 소비자 보호 외에 가상자산거래소의 업권 분리 등을 위한 2차 입법이 추가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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