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후보는 셋, 왜 홍명보 감독을 선택했나···빌드업·원팀 리더십·촉박한 시간 등 이임생 이사가 밝힌 이유
장고 끝에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은 결국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이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재진 대상 브리핑에서 선수단 장악 능력 등 새로 선임한 홍 감독의 장점과 현재 협회가 처한 상황 등을 합쳐 총 8개의 선임 사유를 설명했다. 이 이사는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을 이야기했다.
홍 감독은 2027년 1∼2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가량 임기를 받았다. 대표팀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고자 5개월가량 정식 사령탑 없이 A매치 4경기를 치렀다. 이사이 축구협회는 100명 안팎의 외국인 후보를 검토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 이사는 ‘측면 뒷공간의 효율적 공략’ 등을 언급하며 울산에서 홍 감독이 보여준 전략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데이터로 기회 창출, 빌드업, 압박 강도 모두 (홍 감독의 팀이) 1위였다. 활동량은 10위였으나 효과적으로 경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홍 감독을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 표현하며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이 중요해 국내 지도자를 선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은 K리그에서도 특히 개성 강한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구단이지만 홍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 덕에 선수단 내분을 비롯한 각종 잡음이 들리지 않았다.
한편으로 이 이사는 외국 지도자와 비교해 울산에서 K리그1 2연패 등을 이룬 홍 감독의 성과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명문 구단의 주축들이 대거 포진한 대표팀을 맡길 만큼 지도력이 입증된 후보는 비쌌다. 몸값을 감당할 만한 인물은 경력 등이 성에 차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 이사는 지난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담하러 유럽 출장을 다녀왔지만 홍 감독 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이사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 시점에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 대표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며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전에 불거진 재택근무 논란이 재현될 위험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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