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오늘 출국…‘윤심 개입’ 논란 때마다 대통령은 ‘부재중’

구민주 기자 2024. 7. 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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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등 참석차 한 달 만에 순방길…김 여사 동행
이준석·나경원·김기현 ‘축출’ 때마다 순방이나 휴가 중
한동훈 ‘김 여사 문자 읽씹’ 촉발, 당무 개입 논란 격화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월1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방문차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게 보낸 김건희 여사 문자를 둘러싸고 당무 개입 논란이 거센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미국 순방길에 오른다. 그동안 공교롭게도 당권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인사들이 윤 대통령의 순방‧휴가 동안 '축출'돼 왔던 만큼, 이번에도 대통령 부재중 당권 주자들의 갈등이 극에 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나흘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과 워싱턴DC 에서 열리는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이날 출국한다. 야권의 공세와 여당 내 갈등 등 국내 정치 상황이 복잡한 가운데, 한미동맹 강화를 비롯해 안보 이슈를 전면에 부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해외 순방은 2022년 5월 취임 후 18번째이며, 지난달 10~15일 중앙아시아 3국 국빈 방문 이후 한 달 만이다. 이번 순방에는 김 여사도 동행한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한 후보의 총선 당시 '김 여사 문자 읽씹' 건으로 주자들 간 연일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한 후보 측은 과거 전당대회 전후로 논란이 됐던 용산 대통령실과 친윤(親윤석열)계의 '당무 개입'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윤 일각에선 한 후보의 '문자 읽씹'을 '해당(害黨) 행위'로 규정, 당 윤리위 징계 필요성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추진하다가 당으로부터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시사저널

그간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벌어지던 당시 용산과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인사들이 '정리'된 것은 모두 윤 대통령이 휴가와 해외 순방 등으로 자리를 비운 시점이었다.

시점은 2022년 이준석 전 대표를 몰아내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의결한 후 8월5일 당 상임전국위원회는 '이준석 지도부' 해체와 비대위 전환을 결정했다. 그 과정이 막판 논의‧추진되던 8월 1~5일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중이었다.

윤리위는 9월18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윤핵관 등을 향해 '양두구육' 등 표현을 한 점 때문이었다. 이 때도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지난해 3‧8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던 나경원 의원을 겨냥해 '연판장 사태'가 벌어진 때도 윤 대통령은 부재중이었다. 윤 대통령은 그해 1월13일 나 의원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후 바로 다음날 6박8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나 의원이 앞서 출마를 위해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했지만 이를 거부한 후 해고 조치를 취한 것이다. 17일 나 의원이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히자 김대기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은 "해임은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맞받아쳤다.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순방 중 반박문을 낸 것이었다. 같은 날 친윤 초선 의원 등 48명이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곧장 나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결국 나 의원은 25일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13일 김기현 전 대표가 당내 용퇴 요구에 응하며 대표직 사퇴를 했을 때도 윤 대통령은 3박5일 일정으로 네덜란드 국빈방문 중이었다. 당시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출국 전 김 전 대표에게 '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김 전 대표가 사퇴하기 바로 전날에는 대표적인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나흘간의 미국 순방 중에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동훈 후보를 향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 기간 당 대표 주자들의 전국 합동연설회와 TV토론이 이어지는 만큼, 전당대회 최대 화두로 떠오른 '문자 논란'을 둘러싸고 난타전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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