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부채비율 높아져도 공적 역할 하겠다"
'3기 신도시' 요청 SH에 쓴소리…"고민해보면 잘 알 것"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적자와 부채비율 상승이 예상되지만, 공기업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신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정해놓은 부채비율은 협의를 통해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주택도시(SH)공사가 3기 신도시 사업 참여 재요청한 것에 대해선 현재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부터 고민해보라고 지적했다.
이한준 사장은 지난 4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채비율 증가를 우려할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 민간 투자를 기피할 때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져도 공적역할을 하는 게 공기업 역할"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H의 부채비율은 219.8%로 재무위험기관이다. 이에 정부는 LH의 부채비율을 209%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다만 LH는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경매로 매입하고 차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정부안의 집행기관으로 정해진 상황이다. 해당 업무에는 적지 않은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인수와 3기 신도시, 국가산업단지 등 토지보상에도 나서야 한다.
이 사장은 이 과정에서 적자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정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부동산 시장 부실 종결시키고 전세사기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민들께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게 공공의 주요 역할이고, 이는 LH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대신 정부가 기준으로 제시한 부채비율은 협의를 통해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원은 매월 1조 원가량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그러나 LH의 부채는 일반 기관과는 구조인 만큼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LH의 부채는 다른 공기업과 성질이 다르다"며 "오히려 자산이 늘어나는 것이다. 토지를 가공해서 시장에 팔면 (자금이) 회수돼서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구조다. 현재 부채가 153조 원으로 잡히는데 실질 금융기관 부채는 83조 원"이라고 강조했다.
보상이 늦어지는 등 차질을 빚었던 3기 신도시와 관련해선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내년에 더 많은 양의 공급물량 3기 신도시에서 공급될 걸로 계획하고 있다"며 "광명 등 보상 인력이 당초 1팀인데 2팀을 늘리는 등 본사에서 인력을 줄이고, 현장에 내려보내서 현장 운영시스템을 조금 더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공공부문 공급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이 사장은 "내년 착공 물량을 올해부터 설계 발주해서 내년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골고루 착공되도록 일정을 조정하겠다"며 "또 주택 승인과 착공을 동시 추진해서 착공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고 민간주택건설용지를 전환해서 공공이 직접 착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물량 확대에 집중해서 시장불안 불씨를 해소하도록 하겠다"며 "올 하반기 공공주택 착공목표 5만 가구 달성과 내년 이후 착공 물량을 조기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1기 신도시 재정비에 대해선 "1월부터 1기 신도시 5곳 미래상담센터 개소해 상담해 공공사업시행자와 총괄관리자 참여하고 있다"며 "주변 전월세를 자극 않도록 영구임대 등 보유자산 활용과 도시별 역할 맞는 창의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고가 논란이 불거진 매입임대 사업과 관련해선 "미리 대비해 놓지 않으면 앞으로 2~3년 후 부동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 오히려 사회적 비용 더 크다고 본다. 비난 있어도 이 문제는 미래 대비 차원에서 적극 임하겠다"고 답했다.
SH공사의 3기 신도시 사업 참여 요청과 관련 그간 이 사장은 말을 아껴왔지만, 이번에는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직격했다.
그는 "공사법에 의하면 사업지역 정해져 있다"며 "SH가 서울시가 만족할 정도로 일을 이행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고민해 보시면 잘 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설계 및 감리뿐만 아닌 시공사에도 LH 전관이 있다는 질의엔 "다시 조사해서 전관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대응방안 내놓겠다"며 "공정해야 하고 제대로 업체 선정해야 시공 품질도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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