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속도 빨라진다…나흘만 2.2조↑

주담대·신용대 증가…부동산·주식시장 회복
시장금리 하락에…주담대 하단 2%대로 내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오름 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20% 오르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는 15주 연속 상승이다. 사진은 5일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4.07.0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이 연기되면서 대출 문턱이 낮아진 가운데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일 기준 총 710조75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08조5723억원에서 나흘 만에 2조1835억원이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앞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5월(5조2278억원)보다도 증가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2조9913억원으로 지난달 말 552조1526억원에서 8387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8660억원으로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2143억원 감소했으나 이달 들어 나흘 만에 1조879억원이 불어났다.

낮아진 대출금리와 부동산 및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주요 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2%대까지 내려왔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형·주기형)금리는 연 2.90~5.71%, 변동금리는 연 3.80~6.62%로 집계됐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5일 3.396%까지 떨어졌다. 5월 초 3.9%대에서 두 달 사이 0.5%포인트 넘게 내려간 것이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이달에서 9월로 두 달 연기했다. 이에 대출한도가 줄어들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다.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면 DSR 산정 때 가산금리인 스트레스 금리가 상향되면서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15주 연속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 7월 첫째주(1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20% 상승했다.

국내외 증시 호황은 신용대출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코스피는 5일 2860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에 올라섰다. 2~3일에는 게임업체 '시프트업'의 일반 투자자 대상 상장 공모 청약이 진행됐다. 청약에는 18조5000억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다.

미국 증시도 상승세다. 5일(현지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567.19, 나스닥 지수는 1만8352.7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사흘 연속 갈아치웠다.

가계대출 증가 우려가 커지자 일부 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1일부터 주담대 감면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3일부터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인상 효과가 상쇄되면서 대출금리가 다시 내려갈 것"이라면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신규 대출을 고려할만한 금리 수준이기 때문에 다른 방책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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