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캠프는 연판장 피해 호소인…작년 주도자들 다 가있어" 나경원 일갈

羅, 원희룡 측 韓 사퇴 요구 기자회견 준비 불발에 '제2연판장' 비교 나오자 "불쾌"
"韓측 엄청 피해자인 척, 작년 연판장과 달라…그때 원문 주도자들 거기 가 계시다"
韓 후보 사퇴론엔 "당원이 판단하는 것…윤리위" 보기 흉해" 선 긋기

지난 7월7일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남울릉 당협을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나경원 캠프 제공·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8일 한동훈 후보 캠프가 친윤(親윤석열)계 주류 원희룡 후보 캠프에 제기한 '제2 연판장' 의혹에 "정말 굉장히 불쾌하다. 제(제가 당한) 연판장하고 비교하는 거"라며 "연판장 호소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자신의 3·8 전당대회 출마를 무산시킨 친윤계 초선 연판장을 주도한 핵심 인사들이 한동훈 캠프에 합류해있어 발언 자격이 없단 취지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정황 사과 결정을 '비대위에서 해달라'는 취지로 개인 문자를 보냈지만 한동훈 후보가 답신하지 않은 데 대해 "(김 여사는) 사과를 하겠단 의사로 보인다", "정치란 건 정말 비공개 예술이다", "본인이 문자에 답을 안 한 건 팩트 아니냐"고 말했다. 한 후보에게 공개 사과를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어쨌든 또 '한 후보 사퇴하라' 그러고 윤리위를 하겠단 건 정말 보기 흉한 모습"이라며 "어쨌거나 이 문제를 갖고 또 원희룡 후보 측은 '본인 캠프 사람들 아니'라고 하지만 그 사퇴한 선거관리위원(박종진 인천 서을 당협위원장)은 원 후보하고 친하다는 소문도 있고 하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 사퇴 요구, 윤리위 회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이 전날(7일) 예고됐다가 취소된 점을 짚었다.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답신 거부를 두고 '해당행위'라고 원 후보와 함께 입을 모았던 나 후보는 한 후보의 직을 박탈하겠단 움직임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그거야 당원과 국민이 판단하시는 거지 그걸 갖고 지금 선거 과정인데 몇명이 성명을 한다든지 이런 모습은, 자발적으로 했다면 인정하지만 몇명은 좀 친한 것 같고 어쨌거나 이 전대 모습이 바르게 가진 않는단 생각"이라고 했다.

연판장 비교를 거부한 이유로는 "그때(지난해 1~2월)는 저를 정말 쫓아내려고 근거 없이 시작한 것 아닌가. 저출산 정책으로 제가 말한 것(헝가리식 대책)이 우리 정부 정책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게 가고 있었는데 그걸 (대통령실이) 문제삼아서 사퇴하라고 했으니, 그리고 그땐 공천 압박 때문에 그랬는지 현역 의원들이 해 원외당협위원장들이 하는 것과 폭발력은 달랐다"고 짚었다.

이어 "그때 (친윤계) 연판장 주도했던 분들이 지금 한동훈 캠프에 가 있다. 어제 막 온라인에 또 돌더라. 그때 서명하고 연판장 원문을 주도해서 작성했다는 분, 이런 분들 한 캠프에 가 계신데 연판장 얘기하시니까 참 제가 할 말이 없다. 주도자들이 지금 거기 가 계시다"고 했다. 진행자가 배현진 의원, 장동혁 의원(최고위원 후보)을 거명하며 묻자 그는 "제가 그냥 그저 웃지요"라고 했다.

나 후보는 "지금 연판장 얘기 하실 때들이 아니다. 어쨌든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려고 그랬던 건 매우 잘못됐고, 한동훈 캠프에서 자꾸 연판장 얘기를 하길래 이건 연판장 호소인들이라고 제가 그런다"며 "작년 연판장 프레임을 그대로 갖다 써서 뭔가 '피해자'인 것처럼 엄청 말씀들 하시려고 하는데 작년 연판장과는 다르다"면서 "연판장 원문을 쓴 걸 주도한 분들이 거기에 가 계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