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우리는 배우 이선균을 만난다[MD무비]

남혜연 기자 2024. 7.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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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혜연 기자] 그는 떠났지만, 작품은 남았다.

故 이선균의 유작,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김태곤 감독)과 '행복의 나라'(추창민 감독)이 올 여름 관객들을 만난다.

데뷔이후 단 한번도 쉰적이 없었던 이선균은 드라마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남다른 연기력을 보였다. 또한 특유의 발성은 자연스럽게 '이선균표 연기'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매 작품 다른 색깔을 드러냈기에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먼저 오늘(8일) 오후 2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가 베일을 벗는다. 주연인 이선균의 무대인사는 볼 수 없지만, 96분간의 러닝타임을 통해 또 다른 배우 이선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을 필두로, '기생충 ' 홍경표 촬영감독, '신과함께' 시리즈의 VFX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건문 무술감독, '1987' 한아름 미술감독 등 국내 최고의 제작진이 합류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펼칠 다채로운 캐릭터 열전도 기대된다. 이선균은 극중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으로 분해 극의 중심을 이끈다. 그간 매 작품에서 이선균 만이 갖고 있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이번 작품에서 또 한번 기대해 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주지훈이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 역을 통해 지금껏 본 적 없는 파격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김희원은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이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양 박사’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보인다.

이밖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한다. 영화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8월 14일에는 또 다른 이선균을 만난다. 포스터에서 느껴지듯 이선균의 눈 빛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영화속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 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특히 이번 작품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 사태를 관통하는 정치 재판을 중심으로 펼치는 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욱 중요했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이나 12.12 사태를 다룬 작품은 있었지만 그 사이 벌어진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행복의 나라'가 처음이다.

이선균은 극중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역을, 조정석이 정당한 재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 하는 변호사 ‘정인후’ 역을 각각 맡았다.

영화 속 주요 사건인 ‘박태주’의 재판은 이른바 ‘쪽지 재판’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10.26 사건을 다룬 재판은 공판이 진행되는 도중 여러 차례 법정에 은밀히 쪽지가 전달된 사실로 인해 ‘쪽지 재판’이라는 조롱 섞인 타이틀이 붙기도 했으며, 첫 공판 후 단 16일 만에 최종 선고가 내려져 ‘졸속 재판’이라고도 일컬어졌다.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은 "우리 영화에서 법정씬이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촬영 전 자료 조사를 통해 실제 법정에서 벌어진 많은 일들이 작품 속 대사와 상황으로 충실히 표현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탈출'과 '행복의 나라' 이 두 작품은 한 때 이선균이 사건에 연루되면서 개봉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언제 세상의 빛을 볼 지에 대한 날 선 시선이 있었지만, 어느순간 그의 이름 석자가 '그리움'이라는 것으로 가득 채워지게 됐다.

이선균이 남긴 수많은 명작들은 오랫동안 관객들의 가슴에 남을 것이다. 유작이 되버린 '탈출'과 '행복의 나라'에 대한 미련이라고 해야할까. 안타깝게 떠나버린 그였기에 두 작품에 대한 공개가 기대가 되면서도 슬픈 여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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