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 전문지 '시꽃피다' 창간, 조선의 시인 "시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
기성시인과 예비작가들의 놀이터
연간 3회 발행..각종 문학상도 제정 계획
광주, 대전, 서울 등에서 시 강사로 활동
지난달 52년 전통의 문예지 '문학사상'이 경영난을 이유로 휴간을 선언해 문단 안팎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문학사상'은 출판 지형의 급격한 변화와 순수 문학 월간지의 수요 감소로 인해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휴간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국내 문학 출판시장은 유명 문예지마저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힘겨운 상황입니다.
그런 와중에 지난 6월 광주에 또 하나의 순수 문예지가 탄생했습니다.
언론인 출신으로 광주, 대전, 서울, 전주 등에서 시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조선의 시인이 시 전문지 '시꽃피다'를 창간했습니다.
조선의 시인을 만나 '시꽃피다'를 발행한 동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습니다.
- '시꽃피다' 창간 동기.
"'시꽃피다'는 다음 카페를 13년간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야말로 시를 꽃처럼 피워보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발행인인 저를 비롯하여 7명의 이사진이 있고 운영위원회, 편집위원회, 회원분과위원회로 구성되었습니다."
- '시꽃피다'의 정체성 혹은 추구하는 시 세계에 대해.
"시꽃피다의 모토는 누구나 느낌과 감성이 있으면 시를 써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마추어 시인은 발표할 지면이 부족하거나 없어요. 시꽃피다는 기성시인이 주인이 아니라 좀 서툴고 매끄럽지 못해도 진솔한 예비작가들의 놀이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처음 취지의 방향으로 나가고자 합니다."
- '시꽃피다'의 차별화 전략.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시꽃피다'는 시를 쓰고자 하는 아마추어 시인들의 무한히 넓은 화단이 되고 싶습니다. 시는 생명이고, 생명에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독창성이 있습니다.
각자의 캐릭터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멍석을 깔아줄 생각입니다. 그것이 기성 시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시는 시인들만을 위한 전유물이라고도 합니다. 혹자는 '시를 쓰면 돈이 나와 밥이 나와' 그럽니다. 하지만 그것은 시를 잘 모르는 우매한 질문입니다. 시는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하고 감정을 윤택하게 하며, 관조와 사유를 통해 내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힐링 그 자체입니다. 시를 씀으로 일상생활이 윤택해지고 가족과 사회가 밝아지리라 믿습니다."
- 시를 쓰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초점을 두는지.
"시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예의이며 존중입니다. 물론 동식물 다 포함합니다. 타협하지 못한 이해관계들에 대하여 기억의 편린을 살펴보고, 침묵이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언어로 구술하고자 합니다. 때로는 질문과 침묵이라는 두 개의 축이 한데 섞여 원치 않는 일을 자초하기도 했습니다. 불시착하는 생각들에서 나를 건져야 한다는 강박이 밀려왔지만 그럴수록 절정의 향기는 많아진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시를 시답게 쓰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 그동안 출간한 작품집과 입상경력은.
"『당신 반칙이야』, 『돌이라는 새』, 『아직 돌아오지 않은 입의 문장』 등 9권의 시집을 발행했고, 올해도 시집 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 창작 교재로는 『생명의 시』 1~6권이 있고, 그 외 공동 저서가 다수 있습니다. 입상경력은 꽤 되는데요, 거제문학상, 신석정 촛불문학상, 등대문학상, 남명문학상, 김만중 문학상, 안정복문학상 대상, 송순문학상, 백교문학상, 치유문학 대상 등등 전국 공모전에서만 운 좋게 수상했습니다."
- 향후 계획이 있다면.
"재정이 뒷받침된다면 1년에 3번 정도 발행하는 것이 목표고요, 각종 문학상도 많이 유치해서 아마추어 시인들에게 시 쓰는 사기를 진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져서 기초적인 시 창작방법 등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
"시란 느낌과 감정의 집합체이며 생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은 창작을 하면서 시에 대한 강의로 좀 바쁘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날마다 다른 시인의 시를 많이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시를 읽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누구나 시를 놓지 말고 꾸준히 읽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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