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인사이드]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변호인단 '별들의 전쟁'
법조계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이 ‘별들의 전쟁’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 측이 상고심 대리인단에 홍승면(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새로 선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항소심의 ‘1조3000억원 재산분할’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받아내려는 최 회장 측과, 이를 방어해야 하는 노 관장 측 모두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엘리트 법관 출신을 중심으로 상고심을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항소심에서 1조3000억원대 재산분할 판결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한 직후부터 법조계에서는 ‘누가 최 회장 측 변호인단에 새로 들어올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대형 로펌 소속인 한 변호사는 “가장 많이 거명된 사람이 홍승면 전 부장판사였다”고 전했다.
홍 전 부장판사는 1983년 대입학력 고사 수석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재학 중에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도 수석 수료했다. 서울민사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냈다. 홍 전 부장판사는 지난 2월 법관 정기인사 때 퇴직한 뒤 5월에 변호사 개업을 했다.
판사 출신인 한 법조인은 “홍 전 부장판사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석재판연구관은 법원에서도 최고 엘리트 판사가 가는 자리다. 한때는 대법관 등용문으로도 불렸다. 수석재판연구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들로부터 전원합의체 사건을 보고 받은 뒤 자신의 의견을 더해 대법관에게 보고한다. 현직 부장판사는 “홍 전 부장판사가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시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과거 대법관이던 때였다”고 전했다.
최 회장 측은 상급심으로 가면서 대리인단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을 1명씩 추가해 왔다. 1심 때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김현석(20기) 법무법인 케이에이치엘 대표변호사와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배인구(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가사 전문 조숙현(30기) 법무법인 원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들은 1심에서 노 관장 측 요구보다 훨씬 적은 ‘재산분할액 665억원, 위자료 1억원’ 판결을 받아냈다. 노 관장 측은 1조원 상당의 최 회장 SK㈜ 주식 가운데 50%(649만여 주), 위자료 3억원을 요구했었다.
2심에 들어가면서 최 회장 측은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19기)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와 광주지법 부장판사 출신 노재호(33기) 김앤장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가 ‘재산분할액 1조3800억원, 위자료 20억원’ 판결을 하면서 최 회장 측은 상고심 변호인단 보강에 들어갔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이 항소심을 맡았던 김앤장이외에 대형 로펌 1~2곳을 추가 선임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중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노소영 관장 측은 2심에 올라가면서 변호인단을 전면 교체했다. 1심 대리인단에는 한승·고승환·이형철 변호사, 박영식·김민정 변호사, 법무법인 에토스 신정욱·은택·정혜미 변호사, 법무법인 기현 김선우·정한진 변호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2심 대리인단은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서부지방법원장 등을 지낸 김기정(16기) 법무법인 율우 대표변호사가 주축이다. 법무법인 평안 소속인 이상원(23기) 변호사는 노 관장 부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고종사촌인 박철언 전 정무장관 사위다. 법무법인 리우 소속 김수정(31기)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에 9년 재직한 가사소송법 전문가다. 법무법인 한누리 서정(26기) 대표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서부지법, 대전지법 판사를 지내면서 공정거래법, 경영권 관련 사건을 주로 맡아왔다. 한 법조인은 “대형 로펌들은 (자신들에게 일감을 줄 수 있는) SK에 맞서는 소송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노 관장 측 변호인들은 대체로 중견로펌 소속으로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 관장 측 변호인단이 2심에서 1조3000억원대 재산분할 판결을 받아내면서, 법조계에선 노 관장이 대법원에서도 대리인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중량급인 홍 전 부장판사를 추가 영입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은 만큼 노 관장 측도 비슷한 체급의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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