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증 아토피' 앓는 소아청소년, 8년 새 2배로 급증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상희 교수·삼성서울병원 안강모 교수 등 연구
2011~2019년 10만명당 중증아토피 환아 18명→37명…전신 만성질환 동반 현저히 높아

6~20세 연도별 아토피피부염 유병률 및 전체 아토피 대 중증 아토피 비율. 중앙대병원 제공

국내 소아청소년 중 만성적인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피부염 증세가 중증인 환자가 8년 새 2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아이는 심혈관질환이나 종양 등 만성 전신질환이 동반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상희 교수(주저자)와 삼성서울병원 안강모 교수,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LSK Global PS) 학술연구팀 김선우 박사, 춘천성심병원 이지영 교수 연구팀은 '한국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및 동반 만성 전신 질환 유병률 증가(Prevalence of Severe Atopic Dermatitis and Comorbid Chronic Systemic Diseases Is Increasing in Korean Children and Adolescents)'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6세 이상 20세 미만 국내 아토피피부염 및 만성 전신질환 환아의 유병률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해당 연령대 소아청소년의 전체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2011년 2.34%에서 2019년 3.33%로 올랐다.

이 중에서도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0.02%에서 0.04%로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8년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아는 인구 10만 명당 18명에서 3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비율은 2011년 0.76%에서 2019년 1.10%로 증가했는데, 병세가 중한 아토피 환아의 증가세가 더 급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성은 연령 범위를 13~18세 사이 청소년으로 좁혔을 때 더 도드라졌다. 이 나이대 전체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비 중증환자 비율은 8년 새 1.31%에서 1.87%로 올랐다. 

20세 이하 아토피피부염 중증도별 만성 전신질환 유병률. 중앙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한 발 더 나아가, 20세 이하 소아청소년 전체 인구를 △아토피가 없는 그룹 △경증 아토피피부염 그룹 △중증 아토피피부염 그룹 등 세 집단으로 나눠, 만성 전신질환의 동반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중증 아토피피부염 그룹이 2011~2019년 기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장질환, 종양 등의 만성 전신질환이 동반되는 비율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희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국소적인 피부질환이 아닌 전신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높은 질환이란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성 전신질환의 선행 질환으로서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중요성이 대두된다"며 "경증 아토피피부염이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진행하기 전 초기개입 및 생물학적 치료제 등을 포함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의 기부를 바탕으로 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사업' 후원으로 진행됐다. 논문은 과학기술 인용색인(SCI)급 저널인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 학술지(Allergy Asthma & Immunology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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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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