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MVP까지 생각하기에는…건방져” KIA 김도영의 놀라운 냉철함, 30-30 못 해도 된다고 하다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MVP까지 생각하기에는 좀 이르기도 하고, 조금 건방진 것 같기도 하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전반기 81경기서 320타수 109안타(공동 3위) 타율 0.341(9위) 23홈런(2위) 60타점(공동 12위) 78득점(1위) 26도루(공동 5위) 출루율 0.408(10위) 장타율 0.622(1위) OPS 1.030 득점권타율 0.321을 기록했다.
KBO 개인시상 2개 부문 1위이며, 5개 부문 탑5다. 여기에 전반기 20홈런-20도루에 성공했고, 3할-30홈런-30도루도 이변이 없으면 유력하다. 이런 점들이 결합하면, 김도영은 올해 페넌트레이스 강력한 MVP 후보다. 0순위다.
그러나 김도영은 냉정하다. 자제력이 빼어나다. 그는 지난 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솔직히 MVP까지 생각하기엔 좀 이르기도 하고, 조금 건방진 것 같다. 일단 전반기에 좀 더 안 좋았던 부분들을 채우고 좋았던 부분은 계속 좋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 맞는 말이다. 후반기에 누구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김도영도 지난 2년간 1군, 주전 풀타임 기회가 있었으나 부상으로 놓쳤다. 선수는 뛰어야 가치가 생기고, 가치가 가장 높은 선수가 말 그대로 MVP다. 다치면 안 된다.
김도영도 “일단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지난 2년간 크고 작은 부상을 자주 당한 것을 감안하면, 올 시즌은 큰 부상 없이 잘 달려가고 있다. 5월 장염 후유증이 있었으나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부상하지 않고 풀타임을 뛴 성적으로 평가를 받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도영은 “부상을 안 하고 풀타임을 뛰어야, 그 기록이 의미 있는 것이다. 안 다치는 것에 신경 쓴다”라고 했다. 선배들의 노하우도 어깨 넘어 익히고, 스스로 부딪혀 보기도 할 계획이다.
심지어 김도영은 “기록은 여기서 끝나도 상관없다”라고 했다. 3-30-30을 굳이 하지 않아도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김도영은 말과 달리(?) 전반기 막판 도루를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30-30을 의식했다는 의미. 물론 빨리 도루 30개를 해놓고 30-30에 신경을 덜 쓰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어쨌든 사람인 이상 신경을 안 쓰는 건 불가능하다.
지난 5~6일 올스타전은 김도영에겐 오히려 부담 없이 뛰는 무대였다. 생애 첫 올스타전서 홈런더비에 참가했다. 2014년 광주 올스타전 경기진행요원으로 참석했다가 만난 김현수(LG 트윈스)를 10년 후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함께 뛰니 신기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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