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집서 소 생간 먹었다가…치사율 60% ‘야토병’ 의심 환자 발생
경기 수원시에서 1급 감염병인 야토병 의심 사례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8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복통과 발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남성 A(20대)씨에 대한 혈액 검사에서 야토병균 양성 반응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시로부터 야토병 의심 사례 발생 보고를 받은 뒤 야토병 확진 여부 판단을 위해 지난 6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혈청 검사를 의뢰했다.
수원에 사는 A씨는 지난달 24일 집 근처 소 곱창 식당에서 소 생간을 먹은 뒤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와 일행 1명이 함께 식사했으며, 증상은 A씨에게서만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A씨는 입원 나흘 만인 이달 2일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며 “혈청 검사 결과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린다고 통보받아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야토병으로 확진 판정이 날 경우 질병관리청에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야토병은 토끼를 비롯한 야생 설치류에 흔한 ‘야토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심각도와 전파력이 높아 에볼라바이러스, 두창, 페스트, 탄저 등과 함께 1급 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생물무기로도 사용돼 2010년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생물테러감염병’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제1급 감염병 대응 지침’에 따르면, 야토병은 감염된 진드기에게 물리거나 감염 동물과 접촉했을 때 걸릴 수 있다. 또한 불충분하게 조리된 감염 동물을 섭취하거나 오염된 식수를 섭취했을 때, 야토균에 오염된 먼지를 흡입했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전파 경로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발열, 오한, 두통, 설사, 근육통, 복통, 구토, 관절통, 피로, 발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폐렴, 피부나 구강 궤양, 안구 부종, 인후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장티푸스 또는 폐렴형 야토병일 경우 치명률이 높아진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발생해 최고 60%의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다만, 조기에 적절히 항생제로 치료받는다면 사망률은 1% 미만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포항시 북구 한 야산에서 죽은 야생 토끼 한 마리를 상처 난 손으로 요리해 먹은 4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 남성은 입원 치료 후 10여일 만에 완치돼 퇴원했다. 2006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발생 보고는 없었다.
야토병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진드기 등 곤충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사체나 육류를 다룰 때는 장갑, 마스크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하며 ▲키우는 토끼류, 햄스터 등이 이상행동을 보이면 즉시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또 ▲안전한 식수원에서 생산되거나 정제된 물을 이용하고 ▲음식은 충분히 씻고 익혀 취식하며 ▲야토병 발생 지역 방문 후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을 통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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