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 회장 "경영 일선서 물러나겠다…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송 회장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이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생각이며, 한미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님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최근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함과 동시에 세 사람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의 계약을 체결한 것 관련 "이번 일은 임성기 선대 회장님의 뜻을 가장 잘 아는 두 대주주가 힘을 합치겠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지분을 해외펀드에 매각해 한미 정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게 저의 확고한 신념이자 선대 회장님의 뜻을 지키는 길이었고, 이를 위해 저와 신 회장님이 찾은 최선의 방안이 이번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가야 한다고 선대 회장님은 누누이 말씀하셨다"며 "최근 신 회장님도 이 방향이 맞다는 판단을 내리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님은 한미도 지키고 대주주 가족도 지키는 쪽으로 역할을 하시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송 회장은 "이번 결단을 기점으로 신 회장님과 저희 대주주 가족 모두는 힘을 합쳐 더욱 발전된 한미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이뤄진 모녀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에서 형제 측(임종윤·종훈) 손을 들었던 신 회장이 이번에는 모녀 측과 함께 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최근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 코리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북경한미약품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을 코리그룹 계열사 룬메이캉에 넘겨 유통하게 하는 등 부당 내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다음은 송영숙 회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한미그룹 회장 송영숙입니다.
최근 신동국 회장님과 저의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과 주식매매 계약 체결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이 많아 간단히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일은 임성기 선대 회장님의 뜻을 가장 잘 아는 두 대주주가 힘을 합치겠다는 결정입니다. 한미 지분을 해외펀드에 매각해 한미 정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게 저의 확고한 신념이자 선대 회장님의 뜻을 지키는 길이었고, 이를 위해 저와 신 회장님이 찾은 최선의 방안이 이번 결정입니다.
그리고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가야 한다고 선대 회장님은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신 회장님도 이 방향이 맞다는 판단을 내리신 것으로 보입니다.
신 회장님은 한미도 지키고 대주주 가족도 지키는 쪽으로 역할을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무척 감사한 말씀입니다. 신 회장님은 저희에게 가족과도 같은 분입니다. 석 달 전 아들들(임종윤·종훈)을 지지하기로 했던 결정에도 감사하고, 이제 저와 딸(임주현)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결정에도 감사한 게 가족의 어른이자 어머니인 저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평소 "언제든 한미가 필요할 때 앞장서 돕겠다"고 말씀해 오셨던 신 회장님의 이번 대승적 결단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이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생각이며, 한미는 신 회장님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결단을 기점으로 신 회장님과 저희 대주주 가족 모두는 힘을 합쳐 더욱 발전된 한미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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