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홍명보' 이임생 기술이사 "홍명보 감독, 외인 감독 후보보다 뛰어났다"

김경현 기자 2024. 7. 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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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 / 사진=권광일 기자

[축구회관=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한 이유를 밝혔다.

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홍명보 감독 국가대표 내정 브리핑이 열렸다. 이번 브리핑은 대표팀 감독 선임을 이끌었던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진행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은 먼저 "협회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새로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다. 먼저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동시에 K리그와 울산팀 팬들에게는 시즌 중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모셔 클럽을 떠나게 해 죄송하다는 마음이다.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4월 30일 6차까지 논의를 거쳐 1순위와 2순위로 외국인 감독을 올리고 협상을 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이름을 밝히기는 않겠으나 언론에 언급된 사람들이기에 아시리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두 분과의 협상은 무산됐다 첫 번째 감독은 국내 체류와 부가적인 금액이 문제였다. 국가대표팀 감독에 부임해 국내에 거주할 수 없다는 것이었으며 협회는 협상을 이어 나갈 수 없었다. 두 번째는 다른 국가 대표팀 감독 현직에 있었던<@11> 분으로, 본인은 감독직을 정리하고 협상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많았으나 소속 협회와 문제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은 "그 후 전력강화위원회는 7회부터 10차까지 회의를 진행했고, 정해성 위원 진두지휘했다. 그 과정에서 정해성 사퇴했고, 최종으로 결정된 5명을 이어받아 기술이사인 제가 이어갔다. 5명 중 국내 감독은 홍명보 감독 1명이었고, 외국인 감독은 4명이었다"고 밝혔다.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한 이후 절차도 설명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은 "6월 21일 10차 회의까지 종료되고 실질적 최종후버 3인으로 입축했다. 이외에 외국인 감독 2인에 대해 정해성 위원장이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대면 일정까지 잡은 와중 사퇴 의사를 밝혔다. 10차 전력강화위에서 그대로 제가 이어받아 후속 업무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홍명보 감독을 만난 과정은 "지난 7월 2일부터 4일까지 외국인 감독 후보 2명을 대면 인터뷰를 하고 4월 한국에 돌아왔다. 스스로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고민은 했다. 7월 5일 경기를 하고 돌아오는 홍명보 감독 집에서 밤 11시에 만났다. 홍명보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홍명보 감독에게 몇 차례 한국 축구와 A대표팀과 헌신해달라는 부탁을 몇 차례나 드렸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 선택 이유도 밝혔다. 모든 기준은 외국인 감독과 동일하게 적용되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게임 철학과 게임 플레이스타일의 탁월함이다. 두 번째는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 세 번째는 외국인 감독의 국내 거주 이슈를 교훈삼아 국내 감독 선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알렸다. 네 번째는 홍명보 감독이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 비교해 성과를 입증했고, 다섯 번째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외국인 감독이 선수들을 판단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여섯 번째 대표팀 지도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단기간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고 단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지난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에서 실패한 경험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덟 번째 외국인 감독 철학은 존중하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홍명보 감독보다 뚜렷한 성과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들의 철학을 대표팀에 입히기 어렵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홍명보호에 많은 사랑과 격려, 조언을 부탁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후 한국 축구는 약 5개월 동안 새로운 감독 후보를 찾기 위해 고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위약금과 더불어 천안축구종합센터 건설비가 늘어나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설을 위해 300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한 예산 편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한축구협회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중심으로 차기 감독 선임에 나섰지만 이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제대로 된 감독을 찾지 못해 3월 A매치 기간은 황선홍 당시 올림픽대표팀 감독, 6월 A매치 기간에는 김도훈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대표팀을 지휘했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제시 마시, 에르베 르나르, 세뇰 귀네슈,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감독 등과 접촉해 협상에 나섰다. 이 중 마시 감독과는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마시 감독은 캐나다행을 택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지난 6월 28일 정해성 위원장이 전력강화위원장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이임생 기술이사가 감독 선임을 진두지휘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홍명보 감독의 집을 직접 찾아가 삼고초려에 가까운 구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은 결국 이를 수락, 두 번째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3년 6월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승점 1점)로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거센 비판을 받으며 그해 7월 스스로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홍명보 감독은 중국 항저우 뤼청의 감독을 역임했고,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아 행정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부터 울산 HD의 감독으로 부임, 2022년과 2023년 울산의 2연속 K리그1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도 울산은 11승 6무 4패(승점 39점)로, 리그 1위 김천 상무(승점 40점)와 승점 1점 차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월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 자꾸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개인적으로 불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달 30일 포항 스틸러스전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직 생각이 없다고 다시 한번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생각을 바꿔 두 번째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홍명보 감독은 두 번째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지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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