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했던 작품들은 문제작" 연기 인생 40년 김희애, 빈틈없는 아우라 [인터뷰]

백지연 기자 2024. 7. 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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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 사진=넷플릭스 돌풍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김희애는 '돌풍'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40여 년 연기 인생. 김희애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김희애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인터뷰를 진행했다.

'돌풍'은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김희애의 파격적이고 강렬한 연기는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희애는 "정말 너무 좋다. 제가 본 대로 여러분들이 공감해 주셨다는 게 정말 너무 행복하다. 너무 좋은 대본 속 인물을 만난 거 같아서 정말 설레고 감사했던 거 같다"라고 알렸다.

김희애는 "박경수 작가님 팬이기도 했다. 그분의 작품이라고 해서 너무 반가웠다. 책을 읽어보니까 정말 너무 재밌었다. 정수진의 캐릭터가 깊이가 있고 서사가 있는 거 같다. 정수진 역을 사랑했다. 처음에는 정의롭고 자기의 신념이 있는 인물 아니었냐. 운명적인 남자를 만나면서 정치 쪽에 들어가면서 타락한 사람과 손을 잡으면서 구렁텅이에 빠지는 걸 보고 연민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선악이 뚜렷하지 않았던 정수진 역. 김희애는 "처음에는 이성적이고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야망 있는 모습이었다면 뒤로 갈수록 휘몰아치면서 브레이크 고장 난 폭주기관처럼 된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시작단계라 발음에만 신경을 주로 썼다면 후반에 가서는 점점 더 이성을 잃고 연기를 했던 거 같다"라고 알렸다.

김희애가 실제 정치인들을 보면서 참고한 부분도 있었을 까. 김희애는 "그런 부분보다도 외모적인 거를 참고했다. 외국 여성 정치인들 의상이나 액세서리 같은 걸 유념해서 봤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연설 장면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보조출연자분들 조차도 정말 잘하신다. 눈을 보면 정말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다. 저분들도 저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나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저희는 정말 보조출연자분들까지도 정말 연기를 잘해주셨다. 군중들 대모 하시는 분들조차 정말 완벽했던 거 같다"라고 회상했다.

설경구와 같이 김희애도 방대한 양의 대사가 버거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희애는 "그런 부분들은 힘들었다. 일갈해야 하는 대사들이라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영민의 연기를 칭찬하기도 했다. 김희애는 "대단한 연기를 하신 거 같다. 코미디와 그런 경계를 넘지 않으면서 정말 적절한 연기를 하시는 게 인상적이었다. 몸집이 크지 않으신데 정말 작은 거인 같은 느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동호 역의 설경구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던 김희애. 김희애는 "좋은 작품이라 자신 있게 추천을 했다. 역시 설경구라는 생각을 했다. 그분도 이 작품을 한 것에 대해 작업 과정과 결과에 만족하시는 거 같았다. 좋은 배우가 좋은 작품을 만나셔서 빛났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또 김희애는 "이 역할에 설경구 아니면 누가 떠오르냐. 그 사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지 않냐. 박동호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이 있었다. 남자배우라면 탐날 역할이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알렸다.

과거 설경구와 같은 작품에 등장한 적이 세 번이나 있지만 제대로 된 호흡을 맞춘 적은 없다고 알린 김희애는 '돌풍'에서 제대로 된 기 싸움에 만족을 했다고 말했다. 호흡에 대해 그는 "다른 타 작품에서는 얼굴을 볼일 도 잘 없었다.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연기를 직관할 수 있었다. 너무 좋았다. 설경구 씨와 연기하는 게 싫을 배우가 있냐. 카메라 밖에서도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라고 밝혔다.

연기 철칙에 대해서도 알렸다. 김희애는 "배우들과 연기를 하는 걸 즐기려고 한다. 어떨 때는 연기 잘하는 사람들 연기를 보면 정말 감동이다. 감탄스러울 때가 있다. 설경구 씨와 컬래버는 '샤이 팬'이었다. 너무 매력적이고 배우로서 호흡이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

'돌풍'에서 여성이지만 야망이 있는 여성으로서 대립각을 세우고 힘을 보인 것에 대해 "그런 작품들이 이제 많이 나올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정말 의미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연기인생 40년. 김희애에게 '돌풍'이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김희애는 "의미를 많이 두지는 않는다. 제 일의 일부였고 감사하게 사랑받는다고 생각을 한다. 또 다음을 생각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내가 했던 작품들은 많이 문제작이었다"라고 말한 김희애. 김희애는 "극적인 인물들을 많이 맡았다. 대리만족을 통해 충분히 즐겼다. 다음부터는 좀 편안한 생활 연기를 조금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희애는 "처음에는 깊이 있게 배우에 빠져있었던 거 같다. 우울증도 있고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거듭할수록 배우로서도 인간 김희애로서도 좋지 않더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일상적인 삶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하나하나를 너무 의미를 두고 하면 힘들어지더라. 다음 스텝을 위해서 비우려고 하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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