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혹한기 '낭만투자'로 소통...스타트업 위한 '플랫폼' 역할 충실"
[편집자주] 사회 큰 반향을 일으킨 책 '90년대생이 온다'가 출간된 지 3년이 지났다. 책 속 주인공인 90년대생은 이제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벤처캐피탈(VC)에 종사하는 90년대생 주니어들도 마찬가지다. 2020년대 초반 불확실성 시대 풍파를 견디면서 더욱 단단해졌다. 향후 20년 국내 VC 시장을 이끌 주니어들의 벤처투자 철학과 그들이 그리는 미래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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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역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의 특성상 VC 심사역 대부분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폐쇄적이다. 자신의 말 한 마디에 포트폴리오사의 실적과 경영전략이 노출되면 후속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에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확고한 신뢰 없이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김성중 크릿벤처스 팀장은 독특한 VC 심사역이다. 2022년 9월 김 팀장은 90년대생 동료 심사역들과 의기투합해 전현직 VC 심사역 블로그 '낭만투자파트너스'(이하 낭투파)를 만들었다. 글로벌 고금리와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벤처투자 혹한기로 어느 때보다 VC 업계가 힘들 때였다. 이런 시기 오히려 낭투파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며 자신의 생각을 공유했다.
김 팀장은 "당시 국내에서 캡스톤파트너스를 만나고, 미국 현지에서 트랜스링크캐피탈을 만났다. 이때 처음 VC 직업군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바라보는 방향이 역사학자는 과거, VC 심사역은 미래라는 점은 다르지만, 통찰력을 갖고 거시적 흐름을 읽는다는 점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후 주변에서 VC 심사역이 되기 위한 여러 조언들을 들었다. VC, 스타트업,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거쳐 2020년 크릿벤처스에 합류했다. 김 팀장은 "당시 크릿벤처스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합류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여러 시도를 하던 중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 마주한 VC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30~40대 쟁쟁한 경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다른 심사역과 비교해 경쟁열위에 있었다. 김 팀장은 "어떤 강점을 만들어야 할까를 고민했고, 틀에 박히지 않는 사고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버전업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전까지 팬덤 비즈니스라고 하면 버티컬 산업으로 K팝 엔터테인먼트의 비중이 크다"며 "대부분 기획사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그러나 아이돌과 배우 등 지적재산권(IP)에 기반을 둔 기획사와 팬덤 비즈니스는 다른 영역으로 투자 전략도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의 투자 철학이 반영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사가 헬로82(Hello82)다. 헬로82는 K팝 음반의 글로벌 유통 및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스타트업이다. 헬로82 투자는 쉽지 않았다. 투자 당시 월매출 1억원 수준인데다 당시 김 팀장 단독으로 진행된 투자 건이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3시간에 걸친 투자심의위원회 끝에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2022년 투자 당시 연매출 12억원 수준이었던 헬로82는 지난해 연매출 32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헬로82는 차별화된 팬덤 콘텐츠와 유통망으로 글로벌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헬로82와 손잡고 진행한 음반 유통 프로젝트 투자는 김 팀장만의 차별화된 투자 이력이다. 김 팀장은 2022년 12월 헬로82에서 진행하는 음반 유통 사업 중 일부를 별도로 분리해 15억원을 투자했다. 통상 지분에 투자하는 기존 VC 방식과는 다르다.
비록 기존 VC 업계 문법이랑은 맞지 않을 수 있겠지만, 미디어 활동을 통해 VC 심사역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팀장은 "낭투파를 통해 VC 업계 혹은 본인이 관심있는 산업들의 최신 트렌드와 현장감 있는 얘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VC 오프라인 밋업 등 파생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최근 VC 업계에 진입하는 90년대, 00년대생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이라며 "많은 시도와 개선을 통해 VC 자체가 역동성을 띄는 산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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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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