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착취물 제작·배포 혐의 해외 체류자에게 ‘여권반납명령’은 정당”
징역 3년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해외 체류 중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에게 범죄사실이 확정되기 전에 여권 반납 명령을 내린 정부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양상윤)는 지난달 10일 A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여권 반납 명령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9년부터 미국에서 체류하던 중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국내 수사선상에 올라 지난해 4월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외교부에 A씨에 대한 여권발급거부 및 여권 반납 명령 등 행정제재를 요청했고, 외교부는 구여권법에 따라 A씨에게 여권을 반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옛 여권법에 따르면 ‘장기 2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된 사람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중지 되거나 체포영장·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람 중 국외에 있는 사람’은 여권 반납 대상자가 된다.
A씨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범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체포영장의 발부 자체도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위법하다”며 “여권 반납 명령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을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서도 “체포영장 발부는 위법이 중대하고 객관적으로 명백해 당연 무효라고 볼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위법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순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범죄사실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신속한 수사를 위해 여권 반납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의 내용 및 피해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며 “원고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 국가의 형벌권 실현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고, 여권 반납 명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고에 대한 수사와 재판 등이 지연돼 국가 형벌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판시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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