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음악은 예쁘고 섬세?… 선입견 부수는 연주 기대하세요”

이정우 기자 2024. 7. 8. 09: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작고 섬세한 모차르트는 안녕.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한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각오다.

이에 대해 조재혁은 "모차르트의 오페라나 교향곡을 보면 호탕한 면이 있고, 감정이 격한 대목도 많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그의 피아노 소나타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강약 조절에 한계가 있던 당시 포르테 피아노로 섬세하게 연주했던 관행을 이제까지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피아니스트 조재혁
11월1~2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작고 섬세한 모차르트는 안녕. 대신 격정과 한탄을 토해내는 파격의 모차르트를 만난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한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각오다. 지난 6일 첫 공연을 마친 조재혁을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조재혁은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엔 종래 음악가들이 매어놓은 올가미 같은 게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과격한 소리를 내면 안 된다’ ‘한없이 예쁘고 작게 쳐야 한다’ ‘정갈하게 터치해야 한다’ 등을 그 예시로 들었다.

이에 대해 조재혁은 “모차르트의 오페라나 교향곡을 보면 호탕한 면이 있고, 감정이 격한 대목도 많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그의 피아노 소나타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강약 조절에 한계가 있던 당시 포르테 피아노로 섬세하게 연주했던 관행을 이제까지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머로 가득 차 있고, 격한 감정도 많은데, 그걸 감히 표현하지 못한 거예요. 현대 피아노를 통해 올가미에서 벗어나 오케스트라처럼, 오페라처럼 연주해보려고 합니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속에 담긴 ‘노래’를 꺼내는 것도 조재혁이 생각한 핵심 과제다. 그는 “모차르트의 모든 음악은 오페라 아리아로 가득 차 있다”며 “피아노를 통해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부터 베이스까지 모든 음역을 피아노 하나로 표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재혁은 “기악은 기계적으로 박자를 맞추지만, 성악은 사람의 숨에 따라 미세하게 템포가 달라진다”며 “성악적으로 연주하려면 리듬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악가들처럼 저도 리듬의 자유를 느껴보려고 합니다.”

조재혁은 피아노 외에 하프시코드,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한다. 세 건반 악기를 모두 구사하는 연주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로 넓혀도 손에 꼽힌다. 어렸을 적 파이프 오르간 속을 뜯어보고 싶어서 오르간을 시작했다는 조재혁은 “세 악기는 작동원리가 전혀 다르다”며 “영어 키보드와 한글 키보드만큼 달라서 각 악기를 위한 공간이 머릿속에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시계를 분해·조립하는 게 취미라는 조재혁은 피아노 연주를 물리적 작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가만히 있는 물체에 타격을 가해서 진동을 통해 소리를 움직이는 것”이라며 “결국 피아노 연주란 그 진동을 어떻게 내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작동 과정을 알면 훨씬 더 정확하게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겠죠. 피아노 연주는 추상적인 게 아니에요.”

11월 1∼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3·4회 공연이 남아 있다. 조재혁은 “모차르트 음악은 이래야 한다는 선입견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상에 수많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연주가 있는데, 답습할 거면 왜 도전하겠어요. 새로운 결과물을 기대하세요.”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