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AI의료, 美 FDA 승인 제품 증가...선두 기업은

김승권 2024. 7. 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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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07월05일 09시0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국내 AI헬스케어(AI의료) 기업에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주가 상승 보증수표로 통한다. 최근 제이엘케이(322510)가 제품 승인 후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어라인소프트도 승인 후 10% 이상 주가 상승을 맛봤다.

국내 AI의료 기업 대다수가 미국 FDA 승인을 노리고 있고 속속 승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미국 승인 제품이 많은 기업은 코어라인소프트(384470)와 루닛(328130)이다. 올해 승인을 기다리는 기업은 뷰노(338220), 제이엘케이(322510), 딥노이드(315640) 등으로 파악된다.

미국 AI헬스케어 시장 약 21조원...보험 수가도 한국 10배 넘어

4일 이데일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된 제품을 분석한 결과, 국내 코스닥 상장 AI의료 소프트웨어 기업 중 코어라인소프트의 제품이 7개로 가장 많았다. 루닛이 6개(볼파라 포함)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뷰노(338220)와 제이엘케이(322510)가 각각 1개씩 승인 받았다. 딥노이드(315640)의 경우 흉부 엑스레이 제품인 ‘딥체스트(DEEP:CHEST)’로 승인을 준비 중이다. 승인 방식은 모두 기존 비슷한 제품과 동등성을 증명하는 의료기기 시판 전 성능 증명 제도(510k Clearance) 방식이었다.

AI의료 기업, 미국 FDA 승인 제품 수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내 AI의료 기업이 ‘너도나도 미국 시장’을 외치는 건 국내 시장과 스케일 자체가 달라서다. 미국 AI 헬스케어 시장(프리시던스 리서치)은 2022년 약 21조원으로 전 세계 약 59%를 점유하고 있다.

민간 보험이 활성화되어 있어 보험수가도 한국보다 월등하게 높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비즈에이아이의 뇌졸중 진단 소프트웨어 ‘LVO’는 건당 최대 143만원의 보험 수가를 인정받았다. LVO가 뇌졸중 환자의 치료 시간 및 입원 기간을 줄일 수 있어 완전히 새로운 의료기술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트플로의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알려주는 진단 소프트웨어 ‘FFRCT’도 건당 최대 1040달러의 건강보험 수가를 허가받았다. 이 제품은 관상동맥 CT 결과를 분석해 관상동맥의 혈액 흐름을 보여주고, 조영술 검사가 불필요한 환자를 선별해준다.

AI의료기업 한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AI의료 분야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돌파해야 할 시장”이라며 “특히 AI 의료 영상 시장 규모는 2022년부터 연평균 34.3% 성장해 2029년 약 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달리 미국 영상의학과에서는 진단 프로세스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AI 의료 영상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에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뷰노·제이엘케이·딥노이드, 올해 승인 기대

하반기 승인을 기다리는 기업은 뷰노, 제이엘케이, 딥노이드 등이다. 먼저 뷰노는 뷰노메드 딥카스의 하반기 FDA 승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생체 신호를 기반으로 심정지 위험도를 예측해주는 제품이다.

딥노이드는 주력인 뇌동맥류 검출 제품인 딥뉴로가 아닌 딥체스트로 FDA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딥체스트는 흉부 엑스레이에서 이상 부위를 검출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AI 솔루션이다. 한 차례 FDA로부터 서류 보완 요청을 받았고 추가 서류를 제출한 상황이다.

AI의료기기 미국 승인 제품 추이 (자료=마켓앤마켓)
제이엘케이는 JLK LVO 솔루션에 대한 510K 승인 신청을 지난 5월 완료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JLK-LVO는 혈관조영 CT 이미지를 통해 대뇌혈관 폐색(LVO)을 신속하게 검출하는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이다. 뇌경색 유형 분류 솔루션 ‘JBS-01K’ 및 뇌출혈 검출 솔루션 ‘JBS-04K’ 등과 함께 제이엘케이의 주요 솔루션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 모두 빠르면 연내 승인 소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510K 승인 절차의 경우 신청 이후 최종 승인까지 짧게는 7주, 길게는 6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적인 권고사항이 있을 경우 최대 9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FDA에서 성능 평가에 대한 세부 분석 내용 추가 및 강화된 사이버시큐러티 규정(작년 10월에 엄청 강화됨)에 따라 승인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건 보험 수가 적용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결국 중요한 건 FDA 승인이 아니라 보험 수가를 받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본격적인 매출을 내려면 FDA 승인 이후에도 보험 제도 적용으로 수가를 받아야 병원 영업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통상 의료 AI 업체들은 보험 제도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미국의사협회(AMA)의 신기술 수가 지정(CPT) 코드 발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비즈에이아이도 이런 절차를 밟은 것으로 파악된다.

뷰노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보험 체계에 들어갈 수 있어 딥카스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코드를 받는 것이 유리한지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DA에 승인된 아테리스의 최초 AI의료 제품 모습 (사진=FDA)
또한 FDA에서 승인되는 제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더 이상 희소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미국 FDA의 AI의료기기 승인은 10년간 45배 증가했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년 동안 총 155건의 인공지능/기계학습(AI/ML) 의료기기가 허가 됐다. 매년 승인 제품은 증가하는 추세다.

AI헬스케어 분야 한 애널리스트는 “FDA 승인이 매출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해당 제품이 미국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직접 파악해야 한다”며 “특히 510K의 경우 새로운 의료기기가 아니라 기존에 있는 제품과 동등성 비교로 승인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어느정도 공부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peac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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