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여사 문자'에 "친위 쿠데타…홍준표 그러면 못 써"

홍민성 2024. 7. 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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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좌파 프레임 가두려 내가 필요한 듯"
"전두환은 쿠데타 성공…이들은 못 할 것"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총선을 이끈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한 후보가 자신으로부터 정무적인 조언을 받았다고 주장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한동훈을 좌파 프레임에 가둬놓기 위해 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8일 밝혔다. 또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씹음) 논란은 특정 세력이 주도한 '친위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홍 시장 지난 대선 때는 나한테 자기 방송에 출연해달라고 간청해서 내가 돈도 안 받고 시간 내서 출연해줬는데 이제 와서 저렇게 배신을 때린다"며 "그때는 '얼치기 좌파'에게 휘둘리지 못해 안달을 하시더니 그새 사정이 달라지신 모양이다. 사람이 그러면 못 쓴다"고 했다.

진 교수는 "아무 관계도 없는 나를 자꾸 걸고넘어지는 것은 한동훈을 좌파 프레임에 가둬놓기 위해서 내가 필요하기 때문일 텐데, 나랑 사진 못 찍어 안달하던 분들이 3년이 지난 지금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민의힘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우경화됐다는 증거일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모두 3년 전에는 저랑 엮이지 못해 안달이 났던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 교수는 "듣자 하니 한동훈 사퇴 촉구 기자회견까지 하려고 했다는데, 그걸 보면 이번 소동이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화가 될 것 같은 상황에 처한 전두환 일당의 심경이랄까. 이번 사건은 결국 국민의힘에서 일어난 친위 쿠데타의 시도라 할 수 있다"며 "전두환은 성공했지만, 이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예전의 지지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동훈 대세론이 괜히 만들어졌겠냐"고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난 총선 때 한동훈이 당내 지도부는 제쳐두고 데리고 온 얼치기 좌파들과 진 교수의 조언만 들었다는 게 헛소문이 아니었나 보다. 진 교수가 한동훈 편을 들어 전당대회 개입까지 하는 걸 보니 그게 사실인가 보다"라며 "휴대폰 비밀번호가 27자리라서 알 수는 없지만, 당의 꼴이 말이 아니다. 그런 얼치기들에게 총선 때부터 당이 휘둘리고 있다니 가당치도 않다. 모두 정신 차려라"고 했다.

한 후보를 비토하고 있는 홍 시장이 진 교수를 '얼치기 좌파'에 빗대 비판한 것은,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사과 의사를 담은 문자를 무시했다는 공방전에 진 교수가 참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 교수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김 여사의 문자 내용에 관해서는 한 후보 측 해명이 맞다. 이건 제가 직접 확인한 것"이라며 "원희룡과 그 배후가 당시 상황과 문자 내용을 교묘히 왜곡해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건희 여사. / 사진=뉴스1


치열한 당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김 여사가 4·10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중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후보에게 보냈다는 여러 건의 문자 내용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알려진 문자 내용 중 일부를 보면 김 여사는 한 후보에게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번이나 국민께 사과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외려 지지율이 떨어진 적이 있어 망설였다. 그럼에도 당에서 필요하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한 후보의 경쟁 주자인 원희룡 후보 등은 한 후보가 총선 격전지에서의 양상을 뒤집을 수도 있었던 김 여사의 사과를 한 후보가 묵살했다면서 '총선 패배 책임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김 여사의 문자 내용의 핵심은 김 여사가 언급한 "그럼에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 여사가 사과하겠다는 게 아니라, 사실상 사과를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후보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실제 내용은 김 여사가 사과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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