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표·박정우? 원래 잘 했어요, 우리 라인업이…” KIA 슈퍼백업들이 타격장인의 칭찬에 춤을 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가자] “원래 잘했어요.”
KIA 타이거즈가 아슬아슬하게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전반기 1위가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개막 후 3개월간 크고 작은 위기를 잘 극복하고 달려온 것에 대한 대가로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후반기를 시작한다.
KIA는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마운드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5월 이후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 결국 투수들이 버텨내며 1위를 지켰지만, 야수들도 크고 작은 힘을 보탰다. 백업 야수들도 나름대로 역할을 해냈다.
전반기에 내, 외야에서 지분이 가장 큰 백업은 역시 내야수 서건창과 홍종표, 외야수 박정우다. 서건창은 사실상 주전이니 예외로 두자. 홍종표와 박정우는 작년엔 1군 주요 멤버가 아니었지만, 이범호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1군 백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홍종표는 박민과 김규성 등을 제치고 내야 1번 백업이 됐고, 박정우는 수년간 외야 백업으로 뛰어온 김호령을 두 번이나 밀어냈다.
홍종표는 51경기서 69타수 22안타 타율 0.319 7타점 14득점 1도루 OPS 0.808 득점권타율 0.350이다.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6순위로 입단했다. 상무에서 이미 군 복무도 마치면서 뭔가 승부를 봐야 할 시기. 홍종표에겐 잊을 수 없는 시즌이다.
본래 수비력이 안정적이었는데 올해 타격에 눈을 떴다. 성적이 수직상승 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고교 시절부터 타격에도 재능이 있던 선수라고 회상했다. 중요한 상황, 득점권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한다. 이렇게 공수 밸런스가 좋은 내야 백업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박정우도 마찬가지다. 수비력이 안정적이었는데, 올해 공수겸장 외야수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17경기서 15타수 6안타 타율 0.400 3타점 5득점 OPS 1.038 득점권타율 0.500. 2017년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한 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4로 펄펄 날며 2군에선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는 평가다.
어깨는 현재 KIA 주전 외야수들보다 더 좋다. 타구판단, 송구능력 모두 빼어나 상대의 원 히트-투 베이스를 저지할 수 있는 저격수다. 반대로 누상에선 윈 히트-투 베이스에 능숙한 주자다. 타격까지 경쟁력을 올리니 1군에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들은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서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의 스윕을 지원했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최고참 최형우는 흐뭇하기만 하다. 최형우는 지난 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두 사람 얘기가 나오자 “원래 잘 했어요”라고 했다.
멤버 구성이 좋은 KIA라서 백업일 뿐, 백업으로 뛸 실력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최형우는 “우리 팀이 알다시피 라인업 자체가, 백업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라인업이 아니어서 그런 것이지, 원래 잘 했던 애들이다. 감독님이 이번에 주전들에게 휴식도 주면서 백업들이 플레이로 나왔던 것 같다”라고 했다.
홍종표와 박정우로선 대선배의 격려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후반기에도 백업 야수들의 힘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기후반 1점차 승부에 두 사람의 능력이 대단히 크게 투영될 수 있다. KIA의 대권도전에 빠질 수 없는 조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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