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 존을 넓혔다…그래서 볼넷이 늘었다, 응?![데이터 비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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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도입한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은 기본적으로 '칼'입니다.
ABS는 미리 입력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공은 예외 없이 스트라이크, 그게 아니면 볼이라고 판정을 내립니다.
스트라이크 존이 좁다고 난리였던 2021년(4.19개) 한 해만 올해보다 볼넷이 자주 나왔습니다.
인간 심판이라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을 공이 볼이 되니까 볼넷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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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는 미리 입력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공은 예외 없이 스트라이크, 그게 아니면 볼이라고 판정을 내립니다.
그래서 인공지능(AI)에 투구 위치 추적 데이터를 주고 ‘스트라이크 존을 그려줘’라고 이야기해도 그냥 네모반듯한 그림이 나올 뿐입니다.
인간 심판은 스트라이크 존 꼭짓점 부근으로 들어온 공에는 손을 잘 올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그려 보면 상대적으로 둥근 모양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인간 심판에게 스트라이크 존은 총 316칸이었습니다.
올해 ABS는 368칸이니까 스트라이크 존이 약 16.5% 정도 늘어난 셈입니다.
현재까지 9이닝당 평균 탈삼진 개수(K/9)는 7.58개로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최고 기록입니다.
타자가 멀뚱히 서서 삼진을 당하는 ‘루킹 삼진’ 비율도 지난해 22.2%에서 올해 24.8%로 11.7% 올랐습니다.
스트라이크를 하나만 더 ‘먹으면’ 삼진을 당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많이들 알고 계신 것처럼 이럴 때는 심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머뭇거렸습니다.
전체 평균이 316칸이었으니 78.2% 수준밖에 되지 않았던 것.
ABS는 이 상황에서도 똑같은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하니까 타자에게는 존이 1.5배 정도 넓어진 셈입니다.
현재까지 9이닝당 볼넷(BB/9)은 3.83개로 10개 구단 체제 도입(2015년) 이후 두 번째로 높습니다.
스트라이크 존이 좁다고 난리였던 2021년(4.19개) 한 해만 올해보다 볼넷이 자주 나왔습니다.
지난해 3볼 0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존은 356칸이었습니다.
평소(316칸)보다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는 영역이 12.7% 늘어났던 겁니다.
3볼에 몰린 상황에서 투수들은 낮은 쪽 코스를 향해 공을 던집니다.
인간 심판이라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을 공이 볼이 되니까 볼넷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전반기에도 이 비율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대신 타자가 지켜본 공을 판정하는 존재가 바뀌면서 야구도 바뀌게 됐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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