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위하준 "안판석 감독과 6년 만 재회…부담도 컸지만"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부담감과 책임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렇지만 오히려 준호를 하면서 마음껏 연기했던 것 같아요. 특히 감독님께서 정말 사소한 부분만 잡아주시고 마음대로 연기하게 해주셨는데요, 그래서 오히려 더 자유로웠어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위하준. 그간 '작은 아씨들', '경성 크리처', '최악의 악' 등을 통해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에는 '국민 연하남'으로 변신했다. 무려 10살 연상 연하 커플을 연기하며 고민도 많았다는 위하준. 그는 "매 주말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방송을 기다렸는데, 이제 내 주말의 설렘과 재미가 끝났단 생각에 많이 아쉽다"며 밝은 표정을 내비쳤다.
5일 마이데일리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위하준을 만나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졸업'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제자 이준호(위하준)의 대치동 학원가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위하준은 앞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손예진의 남동생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 만큼, 6년 만의 안판석 감독과의 재회가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졌을 터다.
이날 위하준은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스스로에게 보람을 느꼈었다. 어쨌든 너무 유명하신 거장 감독님께서 좋은 작품에 제안을 주셨단 것 자체가, 지난 5년 간 쉬지 않고 작품을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엔 주인공으로서 극을 끌고 가야 하니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연기가 굳어지니,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그런 부담감을 내려놓고 내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만 잘 준비하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첫 촬영 말고는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통한 덕일까.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안판석 감독은 "배우들의 본명을 잊을 정도로 모두 연기를 잘해줬다"는 극찬을 전한 바 있다. 위하준은 "감독님께서 내 연기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다"며 "'넌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갑자기 진짜 리얼하게 연기를 한다. 그래서 니가 대단한 배우인 것'이라고. 난 아직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작업했던 려원 누나도 그렇고, 촬영 감독님도 비슷한 말을 해주셨다. 앞으로 더 고민하고 돌격해서 (이 장점을) 발전시켜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중 이준호는 잘 다니던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대치동 학원 강사에 도전한다. 서혜진과 부딪힐 때도 특유의 능글맞은 대사로 받아치며 여유로운 연하남의 매력을 뽐내기도.
위하준은 이준호에 대해 "약간 돌아이같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보통 멜로 남주의 행보가 아니다.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인물이고, 요즘 시기 거침없는 청년 같기도 하고. 어디로 튈 줄 모르겠더라. 그런 걸 연기하면서 대본을 볼 때 순간 순간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연기하며 '얘가 되게 다채로운 부분이 있구나. 정말 도라이다. 웃기다.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실제 본인과의 싱크로율은 어느정도일까. 위하준은 "일단 (이준호와) 살아온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나는 시골에서 자랐고 이 친구는 '대치 키즈'로서 교육 환경부터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저돌적으로 돌파하고 직진하는 모습이 닮았다. 연애관도 그렇고 일적인 부분도 그렇다"고 전했다.
또 "아니라고 부정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준호가 멋대로 하는 부분, 그러니까 미성숙한 철부지 같은 부분도 있었는데, (연기) 하면 할수록 '나도 이런 부분이 참 많은, 어떻게 보면 나약한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더 공감이 되더라. 그러면서 준호가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희열도 느꼈다. 나 또한 앞으로 더 성숙하고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봐야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털어놨다.
고교 시절 연기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하고 완도에서 서울까지 상경했다는 위하준. 어느덧 10년 차 배우가 된 그는 "어떻게 보면 조금 더 빨리 대중 분들 앞에 설 수 있었던 기회도 있었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배우의 방향성을 계속 고집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정말 단역부터 하나하나, '늦어도 되니까 천천히, 다만 떨어지지만 말고 조금씩이라도 올라가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앞으로) 배우 위하준으로서 늘 불안하고, 작고 주저하던 나약한 모습을 '졸업'하고 싶다. 아닌 척 하면서 살지만, 이젠 그런 척도 하지 말고 솔직하게, 두려우면 두렵다 힘들면 힘들다 표현할 줄도 알았으면 좋겠다. '졸업'을 통해 더 솔직하고 자신감있게 연기하는 배우이자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러면서, 위하준은 '졸업'의 시청자들에게 "너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졸업'의 애청자 분들은 한번을 보지 않으시더라. 꼭 두세 번을 보시면서 곱씹으신다. 그래서 팬분들이 이 작품을 진짜로 진지하게 좋아해주신다고 많이 느꼈다.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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