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좌파 깜짝 승리…1차 1위 극우 정당, 3위로 추락 전망

최혜린 기자 2024. 7. 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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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좌파 연합 NFP가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2차 투표 결과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극우 정당이 3위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됐다. 극우 세력의 집권을 막겠다는 목표로 뭉친 좌파연합이 깜짝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이포프(IFOP)에 따르면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은 180~205석, 집권 르네상스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164~174석, 극우 국민연합(RN)이 120∼130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공화당과 기타 우파는 60∼65석, 기타 좌파 진영은 10석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결과는 RN이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이란 1차 투표 이후 예측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RN이 1위를 했고, 이때만 해도 극우 정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1차 투표 결과 RN은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고, NFP은 28%, 범여권은 20% 득표에 그쳤다.

그러나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연합과 범여권 소속 후보들이 표 분산을 막기 위해 대거 사퇴하면서, 좌우파 연대가 결선투표에서 극우를 저지하는 사례가 되풀이된 것으로 보인다. 중도와 좌파 진영 후보들은 극우 RN 당선을 막겠다는 목표로 여러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프랑스 총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만 당선이 확정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는 지역구는은 결선 투표를 치러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극우 정당이 1당에 오르면 반극우 시위를 벌이겠다며 파리 중심가에 모였던 시민들은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 유권자는 RN의 집권을 막아냈다는 데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가 7일(현지시간) 2차 투표가 끝나고 선거본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의회 다수당 자리와 총리직까지 노렸던 RN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좌파 연합이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불명예스러운 동맹이 프랑스를 극좌의 품에 던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프랑스 국민의 편에 설 것”이라며 야당으로서 한층 강경한 정부 비판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내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좌파 연합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를 표했고, 대통령에게는 NFP 안에서 총리를 임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좌파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 뤼크 멜랑숑 대표는 “유권자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좌파 연합의 승리를 만들어냈다”며 “국민의 과반수가 극우 세력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회에서 전체 그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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